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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포커스]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의혹 증폭 …“공개매수 무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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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3. 12. 06. 15:18

금감원, 공개매수 발표전 선행매매 의혹 조사 착수한듯
조현식 조현범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왼쪽)이 사모펀드와 손잡고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을 상대로 다시 한번 경영권 분쟁에 나섰다./한국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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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그룹(현 한국앤컴퍼니)의 두 번째 경영권분쟁을 두고 시장에선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 장남 조현식 고문과 차녀 조희원 씨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추진하는 지분 공개매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에서다. 이미 조현범 회장 지분만 42%로 유통주식수가 적은 데, 움직일 가능성이 적은 외국인이나 연기금이 보유한 지분도 14%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조 회장 입장에서는 추가로 우호 지분 8%만 더 확보하면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다. 한국앤컴퍼니 측은 이미 5~6% 가량의 우호 지분을 확보한 상태여서 경영권 방어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우호 세력으로는 효성 일가나, 조 회장 처가와 연이 깊은 극동유화 등이 거론된다. 지난 2021년 경영권 분쟁에 조현식 고문과 함께 나섰던 장녀 조희경 씨도 이번에 참전하지 않은 만큼, 조 회장 우호 세력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에 애초에 '안 될 싸움'으로 MBK가 '꽃놀이패'를 쥐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개된 주주 간 계약사항에 따르면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조 고문과 조희원씨보다 MBK가 경영을 주도하는 모양새고, 실패하더라도 잃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공개매수가 불성립할 경우에도 MBK가 조 고문 측의 지분을 일부 넘겨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사실상 '형제간 경영다툼'이 아닌 MBK의 적대적 인수 시도에 이들 남매가 동원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여전히 MBK가 제시한 공개매수가를 웃도는 2만750원에 마감됐다. 앞서 MBK는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공개 매수하고, M&A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가격은 프리미엄 최대 55%를 포함해 주당 2만원이었지만, 주가는 단숨에 2만원을 훌쩍 넘겼다.
이에 공개매수 시도 자체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이미 조현범 회장 개인이 보유한 지분이 42.8%인데다, 우호지분 5~6% 가량 확보도 가능하다고보고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 사촌 지간인 효성그룹이나, 처가를 통해 친분이 깊은 극동유화 등이 잠재적 우군으로 분류된다. 또 지난 경영권 분쟁에서 적극적으로 조 회장을 견제했던 장녀 조희경 씨도 이번엔 나서지 않았다. 지분율이 높지는 않지만, 중립을 지키면 조 회장에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앞서 약 130억원 어치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갖고있던 hy(한국야쿠르트)도 약 50억원 어치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hy를 조현범 회장 세력으로 보지만, hy측은 단순투자라고 일축했다.

이외에도 조 회장 개인이 주식담보대출 등을 통해서 자금을 추가 확보하고, 지분을 매집할 수도 있다. 공개매수가 2만원을 기준으로 우호지분을 제외한 과반까지 약 3%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약 570억원 가량만 조달하면 된다. 현재 조 회장은 보유 지분(3990만 주)의 61%로 담보대출을 받은 상황으로, 남은 지분을 활용하면 자금 마련이 가능하다. 다만 조 회장은 당분간 추가 매집을 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MBK는 대주주들의 보유지분을 제외한 유통주식 약 27%의 대부분을 흡수해야 한다. 하지만 이중 외국인이 10.4%를 보유하고 있고, 국민연금도 마지막 공시로 공개한 3.8%의 지분을 아직 가지고 있다면 공개매수에 참여할만한 소액주주의 지분은 약 13% 수준에 불과하다. 외국인과 연기금은 과세 문제로 공개매수에 응하기 쉽지 않은데다, 주가가 올라 소액주주도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 이 소액주주의 지분에는 조 회장 우호세력 지분도 포함돼있다.

이에 결국 조 고문과 조희원 씨의 지분이 MBK 경영권 인수 시도에 이용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계약 사항에 따르면 공개매수에 성공하게 되면 MBK는 이사회 구성원도 1명 더 선임할 수 있고, 대표이사도 선임할 수 있다. 사실상 MBK에 경영권이 넘어가게 된다. 또 조 고문 측 지분을 MBK가 처분할 수 있는 드래그얼롱(Drag-along) 조항도 확보해, MBK는 대규모 투자 수익을 노릴 수도 있다. 세계 7위 브랜드인 한국타이어를 보유한 회사인 만큼 글로벌 기업의 인수 시도도 예상된다. 앞서 금호타이어의 경우에도 경영난으로 매물로 올라오자 중국 업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인수했다.

만약 공개매수에 실패하더라도 MBK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이 없다. 일각에선 MBK가 다른 방식으로 지분을 매집해서라 경영에 참여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손해 보전 등의 계약을 별도로 맺어 조 고문 측의 일부 지분을 넘겨받는 등이다. 계약사항에 따라 이미 조 고문측의 주식에는 공개매수자(MBK) 채무 담보를 위해 MBK를 근질권자로 하는 근질권이 설정됐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현재 경영 상황은 상대 주장과 달리 코로나19 이전부터 이후까지 영업이익 흑자가 지속되는 등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 대주주의 지분율이 42%에 달하는 만큼, 대항공개매수 등에 참여하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당국은 한국앤컴퍼니의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거진 선행매매 의혹을 살펴보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한국앤컴퍼니에 대한 공개매수 전 거래량이 급증한 것과 관련 매수계좌와 거래방법 등 관련 문제가 없었는지를 파악 중이다.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지난달 20일 1만2840원에서 공개매수 발표 전날인 4일 1만6820원으로 30.1% 상승했고, 거래량도 지난달 24일 10만주 미만 수준에서 지난 4일 59만주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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