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가계의 실질소득이 소폭 늘면서 5분기 만에 감소세가 잦아들었다. 이유는 고용 호조세에 따른 근로소득과 국민연금·기초연금을 포함한 이전소득 등이 커진 영향이다. 그러나 월세 등 주거비 상승과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이 서민들의 생계를 여전히 짓누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은 503만300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4% 늘었다. 유형별로 보면 재산소득(16.5%) 증가가 가장 컸고, 다음으로 이전소득(11.7%), 근로소득(3.5%)이 늘었다. 반면 보험금과 경조사비와 같은 비경상소득(-23.0%)과 사업소득(-0.8%)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소득 증감율인 3.4%를 기여도로 따지면, 주요 소득 유형만 봤을 때 근로소득과 이전소득은 각각 2.2%, 1.6%를 차지했다. 사업소득 감소분은 0.2%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영향을 제외한 실질소득은 0.2% 증가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소득 증가율보다 좀 둔화되는 경향을 보이면서 실질소득이 소폭 상승했다"고 말했다.
주거비 상승과 관련해 이 과장은 "월세 가격이 상승한 원인도 있을 수 있고,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돼서 실제 주거비를 낸 경우에도 올라갈 수가 있다"고 언급했다.
고금리로 인한 이자부담도 여전한 모습이다. 증가폭은 줄었지만 상승세는 이어가고 있다. 이자비용 증감률은 지난해 3분기 19.9%, 지난해 4분기 28.9%, 올해 1분기 42.8%, 2분기 42.4%로 큰 폭으로 올랐다가 3분기 들어선 24.2%로 둔화됐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이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브리핑룸에서 2023년 3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박성일 기자 |
정부는 소득·분배가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사회안전망 확충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 운영, 동절기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확대 등 민생안정에도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