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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글로벌 중추 국가, 그 길을 함께 갈 최적의 파트너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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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10. 18. 05:00

김완중 주호주대사
김완중 주호주대사 사진
김완중 주호주대사
지난달 호주 출신 한국전 전사자 고(故) 찰스 그린 중령의 아내가 대한민국의 품에서 영면에 들었다. 27세의 젊은 나이에 불의에 남편을 여의고 세 살배기 외동딸을 홀로 키우며 살아왔던 올윈 그린 여사 이야기다. 지난 2019년 96세의 일기로 별세하였으나 코로나19 상황으로 미뤄지다가 고인의 유언에 따라 마침내 남편이 잠들어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합장됐다.

현재 한·호주 관계는 역사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호주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즉각 참전을 결정해 350명의 전사자를 포함한 약 1만 8000명을 파병했다. 그린 여사는 이들 호주 참전용사들에 대한 생전 인터뷰와 남편의 편지를 엮어 '그대 이름은 아직도 찰리'라는 남편의 전기를 출간했다. 그녀의 나이 70세 때의 일이다.

한국은 이런 희생과 헌신에 보답이라도 하듯,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전후 유례없이 세계 10대 경제를 자랑하는 자유민주국가로 발돋움했다. 한국이 산업 발전에 필요한 철광석, 유연탄 등 광물 수입의 절반 가까이를 호주에서 들여오고 양국간 투자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한국은 지난해 미국을 앞질러 호주의 3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양국간 협력 지평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걸맞게 전통적인 자원·에너지 분야에서 점차 그린수소, 저탄소 기술, 핵심광물, 우주 및 사이버 영역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그린수소와 핵심광물 분야에서는 포스코, 고려아연 등 우리 기업들의 호주내 대규모 투자는 물론, 호주기업들의 한국내 희토류 및 리튬 생산공장 건설, 수소충전소 구축과 같은 협력사업도 속속 추진되고 있다. 2차전지의 핵심 요소인 니켈, 코발트, 리튬 매장량 세계 2위이자 희토류 매장량 세계 6위의 자원부국이고,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의 지배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호주와의 전략적 협력이 당연시되는 이유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말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최초로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을 발표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 평화, 번영이 우리의 교역과 생존에 직결되어 있다는 인식에서다. 호주 역시 마찬가지다. 같은 이유로 호주는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캐나다·뉴질랜드·호주),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오커스(미국·영국·호주),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인태지역 경제·안보 소다자 협의체에 선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70년 전 전쟁의 참화를 겪고도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경제국 중 하나이자 자유민주주의 국가, 문화 강국으로 발전했다. 한국과 호주는 피로 맺어진 역사적 관계에 더해 긴밀한 경제·통상관계는 물론, 양국간 전략적 동조성 하에서 안보·전략적 협력을 공고히 해나가고 있다. 지난 5월 방한하여 호주를 대표해 참가한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 그리고 최근 호주에서 실시한 연합 군사훈련에서도 양국간 협력에 대한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리차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이 지난달 14일 주호주 우리 대사관 국경일 행사에서 축사를 통해 강조한 내용이다. 말스 부총리는 이번주 개최되는 '2023 서울안보대화(SDD)' 참석을 위해 다시 한번 방한했다.

호주는 한국이 미국 외에 외교·국방장관회의를 개최하는 유일한 국가이자 가치를 공유하는 역내 주요 안보 파트너이다. 올해 여름 우리 해군이 호주 주최 다국적 연합훈련인 탈리스만 세이버 훈련에 참가하고, 지난 7월 한화 에어로스페이스가 4~6조원 규모의 호주군 보병 전투장갑차 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도 이런 전략적 함의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듯이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한국이 핵심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호주와 굳게 손을 잡는다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 나아가서는 세계 경제 공급망 안정과 탄소중립을 앞당기는 데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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