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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지는 유통가 인사 시계…안정이냐, 쇄신이냐 ‘선택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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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3. 09. 19. 17:09

대외 불확실성 속 미래전략 수립
'이른 임원 인사' 이르면 20일 시작
신세계, 강희석·손영식 유임 여부
롯데, HQ조직 재편 가능성 촉각
현대, 단일 지주사 전환 첫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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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통그룹 '빅3'의 2024년 정기 임원인사가 빨라질 전망이다. 대외적으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어 이에 대응해 미래 전략을 빠르게 수립하기 위해서다. 신세계그룹이 제일 먼저 스타트를 끊고, 11월에 현대백화점그룹과 롯데그룹이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유통업계인 만큼 '안정'과 '쇄신'의 두 갈림길 사이에서 고민이 크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오는 20일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금요일에 인사를 냈던 과거 경험을 보면 22일도 유력하지만 대외적으로 인사설이 계속해서 불거지면서 빠르게 인사 단행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관심은 강희석 이마트 대표의 유임 여부다. 지난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이마트와 SSG닷컴의 실적이 좋지 못하면서 인사 도마 위에 올랐지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한번 더 신임하며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이마트의 상황이 더 나빠졌다. 이마트의 연결 기준 올 상반기 매출은 14조405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8%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39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SSG닷컴도 적자폭은 322억원 줄인 340억원을 기록했지만 순매출액이 8483억원으로 1억원 증가해 제자리걸음이다. 계속된 실적 부진으로 이마트의 주가도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8만원대에서 7만원대로 떨어졌다.
신세계그룹의 큰 축인 이마트가 흔들리면서 강희석 대표의 위치도 위태로워졌다. 또다시 교체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다만 대안이 없다는 점이 관건이다. 그동안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전환을 이끌어 사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만큼 아직은 교체시기가 아니라는 의견도 팽배하다.

반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신세계백화점 손영식 대표는 안정적이다. 코로나 시국에도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도 힘든 여건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어 연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룹에서 현 위기 상황에서 필요한 부분이 '안정'이라고 본다면 관리직 출신의 대표 교체도 배제할 수 없다. 손 대표는 MD 출신으로 상품전문가다. 그룹의 기조에 따라 운명이 바뀔 수 있다.

롯데그룹 역시 지난해와 달리 일찍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롯데건설의 유동성 문제로 대표가 교체되며 이른 인사 단행 예상과 달리 늦어졌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빨리 인사 대상자의 공적조서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와 같은 돌발변수만 없다면 업계에서는 11월 중순께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관전포인트는 HQ 조직의 해체 여부다. 롯데는 사업군별로 크게 유통·화학·식품·호텔군HQ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이완신 전 호텔군HQ 총괄대표가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하면서 현재까지도 공석인 상태다.

일각에서는 HQ 조직에 대해 회의론적 시각이 많아 호텔군HQ 조직이 해체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현재 호텔군HQ 조직은 이완신 전 총괄대표 사임 이후 80명가량이던 인력이 20명으로 축소됐다.

HQ 조직재편도 거론되고 있지만 유통군HQ를 이끌고 있는 김상현 부회장의 역할이 커지면서 주요 영역의 HQ조직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에서 유통을 총괄하고 있는 김상현 부회장의 임기도 내년 3월이 만료이지만 현재 롯데쇼핑이 추진하고 있는 오카도와의 협업을 통한 그로서리 1번지 도약과 유통에 특화된 생성한 AI 전략 구축 등으로 신동빈 회장의 계속적인 신임을 얻을 전망이다. 롯데쇼핑의 실적도 힘을 주고 있다. 롯데쇼핑의 연결기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64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6%가 증가했다. 그에 앞서 지난해 상반기에는 14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3%나 늘었다.

김 부회장 취임 이후 '위기의 롯데 유통'을 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2024년 정기 임원인사도 주목된다. 올해가 단일 지주회사 체제 전환 후 첫 인사이기 때문이다.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임시주주총회가 11월 8일에 예정돼 있고, 안건에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 장호진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올라와 있는 만큼 조직 재편이 예상된다.

현재 정지선 회장은 현대백화점 대표이사에 올라 있고 현대그린푸드에서도 미등기 임원이지만 상근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고, 정교선 부회장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와 현대그린푸드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대지에프홀딩스 단일 지주사 체제가 출범하면서 역할이 어떻게 바뀔지가 관심사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정지선 회장 외에도 현대지에프홀딩스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 장호진 사장, 김형종 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하고 있어 지주사 출범 후 변화가 예상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동안 인사에서 큰 변화보다는 안정적 운영 기조를 유지한 만큼 이번 인사에서도 분위기는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의 수장이 어떤 출신이냐에 따라 회사가 현재 직면한 문제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 상황을 유지하면서 효율적인 경영 운영을 원한다면 관리자 출신으로, 그렇지 않고 위기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다면 기획·마케팅 출신의 대표로 교체하는 등 이번 정기 인사를 통해 유통 3사의 내년 대응 전략도 파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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