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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번-왕이, 주말 회동했지만 바이든-시진핑 정상회담 전망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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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3. 09. 18. 06:12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왕이 중 외교부장, 주말 회담
5월 빈 회동, 미중대화 재개 물꼬
바이든-시진핑 회담 준비 성격 가능성
NYT "중 최근 동향, 정상회담에 의구심...중 엘리트, 시진핑 비판자 증가"
미중 정상회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22년 11월 14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AF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성사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 성장세 둔화와 정부 및 공산당 내 고위층 숙청 등 중국 내 산적한 문제 때문에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 나설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망이 나온다.

◇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왕이 중 외교부장, 주말 몰타 회담...바이든-시진핑 정상회담 준비 성격 가능성

미국 백악관은 17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주말인 16~17일 몰타에서 회담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미·중이 양자관계 현안, 세계 및 역내 안보 문제, 그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양안(cross-Strait·중국-대만) 문제 등을 논의했다"며 "미국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측은 이 전략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향후 수개월간 미·중 간 추가 고위급 접촉(engagement)과 주요 분야 협의를 추진하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USA-CHINA/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United States China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7월 1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교장관회의 기간에 개최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AP·연합뉴스
중국 외교부도 이날 발표문에서 왕이 위원이 "대만 문제는 중·미관계가 넘을 수 없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며 "미국은 중·미 3개 공동성명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왕이 위원은 "중국의 발전은 강대한 내생적 동력을 갖고 있으며 필연적인 역사 논리를 따르는 만큼 저지할 수 없다"면서 "중국 인민의 정당한 발전 권리를 박탈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양국이 중·미관계의 안정과 개선에 관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전략적 소통을 했다"며 "중·미 아시아·태평양 사무 협의와 해양 사무 협의, 외교 정책 협의를 여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 설리번-왕이, 5월 오스트리아 빈 회동, 미·중 대화 재개 물꼬 터

설리번 보좌관과 왕이 위원은 지난 5월 10~1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해 2월 중국 정찰 풍선의 미국 영공 침입 사건으로 경색한 미·중 대화 재개의 물꼬를 텄다.

이 회동 이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재닛 옐런 재무장관·존 케리 대통령 기후특사·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중국을 연쇄 방문해 미·중 관계를 관리하기 위한 각급의 대화 채널 유지에 합의했다.

특히 이번 회담은 오는 11월 15~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준비 모임 성격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두 정상이 만나면 2022년 11월 14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 회담 이후 꼭 1년 만이 된다.

바이든 시진핑
2012년 2월 1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부주석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스게이트의 국제언어연구센터에서 학생들이 선물한 티셔츠를 들고 있다./AP·연합뉴스
◇ 재선 도전 바이든- 경제 위기·고위층 낙마 문제 직면 시진핑, 회담으로 돌파구 모색 가능성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10일 인도 뉴델리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과 회담하는 것에 기대감을 표시했지만 시 주석이 집권 11년 만에 처음으로 이 회의에 불참하고, 중국공산당 서열 2위인 리창(李强) 총리를 대신 참석하게 해 회담은 불발됐다.

내년 재선 도전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은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전략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대만 해협·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간 회담으로 급진전되고 있는 북·러 결속 등 안보 문제에서의 중국 역할론에 우려와 기대를 갖고 있어 시 주석과의 대면 회담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 주석도 중국 경제가 1978년 개혁·개방 정책 시행 이후 가장 큰 위기에 봉착했고, 친강(秦剛) 외교부장 낙마, 리상푸(李尙福) 국방부장의 비위설 등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부주석 시절부터 9차례 이상 만나온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미국의 대(對)중국 경제 제재 완화 등으로 출구를 모색하려고 할 수 있다.

미중 외교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친강(秦剛) 당시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6월 19일 중국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친강 부장은 이 회담 이후 공식 석상에서 사실상 사라졌고, 낙마 소식이 전해졌다./AFP·연합뉴스
◇ NYT "중국 최근 동향, 미·중 정상회담 성사에 의구심...중국 엘리트층 내, 시진핑 비판 목소리 증가"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관리들이 최근 수주 동안 11월 미·중 정상회담 성사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면서도 하지만 중국 정부와 공산당 고위층의 숙청 등 최근 동향이 회담 성사에 의구심을 제기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관리들은 11월 미·중 정상회담 개최가 확실하지 않다며 중국 관리들이 상대국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중요한 외교 회의 직전까지 최종 합의를 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시 주석이 성장 감속으로 인한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내 정치문제와 씨름하고 있다며 최근 정책뿐 아니라 공산당 이데올로기를 가차 없이 추진하고, 당의 역사에서 자신의 개인적 지위를 선전하는 시 주석을 비판하는 등 국가 방향성에 관해 불만을 표시하는 엘리트층 중국민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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