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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의회, 대만 옵서버 자격 박탈…중국이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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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08. 22. 17:48

과테말라 등 6개국, 대만 축출 결정
대만 탈퇴 선언, 중남미 외교 위기
PARAGUAY-POLITICS/PENA
라이칭더 대만 부총통이 지난 15일(현지시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산티아고 페냐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중미 6개국의 지역 공동체인 중미의회(PARLACEN)가 20여년간 대만에 부여했던 영구 옵서버(참관인) 자격을 박탈했다. 대만의 자리는 중국이 대체하게 됐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중미의회는 전날 니카라과 수도 마나과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영구 옵저버를 대만에서 중국으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중미의회는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도미니카공화국, 파나마 등 6개국이 모인 기구로, 대만은 1999년부터 옵서버로 참여해 왔다.

하지만 중국이 경제 규모를 앞세워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대만의 입지는 좁아졌고 현재 중미의회 회원국 중 대만의 수교국은 과테말라 한 곳만 남은 상태다.
앞서 과테말라에서 친중 성향의 베르나르도 아레발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단교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옵서버 자격 박탈로 대만은 외교적으로 큰 위기감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중미의회는 성명에서 유엔이 1971년 대만을 회원국에서 축출했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며 국가로서 참여할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대만은 이를 강력 규탄하며 중미의회 탈퇴를 선언했다. 대만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가 주권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 즉각 중미의회 정식 탈퇴한다"고 밝혔다.

또 대만 외교부는 "중미의회가 니카라과 대표단이 제출한 '대만 배제·중국 수용안'을 강행 통과시켰다"며 "니카라과 다니엘 오르테가 독재정권은 기꺼이 중국의 앞잡이로 전락해 중미의회에서 우리나라의 권익을 빼앗고, 대만과 중미 인민의 오랜 협력·우정에 심각한 상처를 입혔다"고 비난했다.

미국 의회도 이번 결정을 규탄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산하 서반구 소위원회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중국이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지역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옵서버 교체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중미의회에서 대만 축출에 동조했다고 볼 수 있는 과테말라 외에는 현재 벨리즈와 파라과이가 대만의 중남미 수교국으로 남아 있지만, 미 당국은 파라과이가 대만과 단교하는 다음 국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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