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모델, 사우디 등 핵 개발 불필요"
WSJ "이스라엘-사우디 외교관계 정상화 큰 틀 합의"
이스라엘 매체 "사우디 우라늄 농축에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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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헨 이스라엘 외교장관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 정상화 협상 사우디, 미국에 이란 핵 억제 안전보장 요구"
코헨 장관은 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다음 달이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모로코가 평화 및 외교 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 체결 3주년이 되는 달이라며 협정 체결 이후 이스라엘 정부는 다른 아랍 및 이슬람 국가들, 특히 아랍 세계의 강국인 사우디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둬왔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코헨 장관의 주장은 이스라엘과 사우디가 이르면 내년 초에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는데 사우디의 우라늄 농축 센터 건설 문제가 남은 해결 과제 중 하나인 것으로 전해진 상황에서 제기돼 주목된다.
코헨 장관은 "사우디와의 동맹 확보는 단순히 또 다른 외교적 성과가 아니라 진정한 지역 화합을 구축하기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며 "이러한 파트너십은 다른 국가들이 지속적인 평화를 추구하도록 고무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미국이 최근 몇 달 동안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대화 촉진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왔고, 사우디는 미국에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는 데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몇가지 사항을 요구했는데 그 대부분은 이란의 침략과 그 위협으로부터 자국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에 관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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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헨 장관은 이러한 사우디의 요청은 주요 도전이 이스라엘이 아니라 폭력·테러·핵무기 개발을 통해 역내 전체에 시아파 이슬람 혁명을 확산시키려는 이란이라는 관점을 부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핵으로 무장한 이란은 단순한 가상의 위협이 아니라 이란 정권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역내 핵 군비 경쟁이 촉발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사우디·걸프만 국가·이집트·튀르키예 같은 국가는 방위 강화를 위해 핵무장 압박을 느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역내 군비 경쟁은 이란의 세력 확장에 대한 불가피한 반응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이 지역을 심각하게 불안정하게 만들어 중동 전체가 분쟁에 빠질 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형 평화 모델을 제시했다.
◇ 코헨 "핵 개발 가능 한국, 핵무기 대신 미국 방위 공약으로 북한 핵 억제"
"한국형 접근 방식·미국의 방위 공약, 사우디 등 핵 개발 불필요·지역 안정 강화·외교 정상화 촉진"
코헨 장관은 긴장 완화를 위한 잠재적인 청사진이 동아시아에 존재한다며 지난 6월 초 한국과 비무장지대(DMZ) 방문이 의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핵무장을 한 이웃 국가(북한)의 영향 아래 살고 있고, 자체 핵무기 개발 수단을 보유하고 있지만 핵무기 개발을 자제하고 있다며 미국의 방위 공약이 북한의 침략에 대한 한국의 억제력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헨 장관은 한국에 대한 것과 동등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중동 국가들, 특히 사우디와 걸프 국가들을 안심시킬 수 있다며 이러한 접근 방식은 각국의 개별 핵 개발 야망을 불필요하게 하고, 지역 안정을 강화하며 평화와 외교 정상화 어젠다를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온건 수니파 국가들과 이스라엘을 결집하는 연합 전선은 이란의 커지는 야망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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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코헨 장관은 이 해결책이 이란 아야톨라 정권의 핵무기 능력 확보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와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노력을 대신할 수는 없고, 국제적인 경제·외교적 압력과 신뢰할 수 있는 군사적 위협을 통해 이란 정권이 핵무기 개발 경로를 재고하고, 핵무기 개발 경쟁을 중단하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와이넷(Ynet)뉴스는 "사우디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협상의 조건으로 잠재적으로 핵 보유 가능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하는 우라늄 농축 센터의 건설을 추구하고 있다"며 "사우디는 이웃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핵 개발 목적은 평화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스라엘 내에서는 이 같은 전개에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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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헨 장관의 구상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외교 관계 정상화가 큰 틀에서 합의됐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에서 나왔다.
WSJ은 이날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과 사우디가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양보·미국의 안전보장·민간용 핵 지원의 대가로 사우디가 이스라엘을 승인하는 협상의 대략적인 윤곽에 합의했다며 양국이 미국의 사우디에 대한 민간 분야 핵 프로그램 개발 지원·철통같은 안전보장 제공 등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 "사우디, 미국의 민간 핵 개발 지원·안전보장 제공·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촉진 관련 이스라엘 양보 요구"
"미국, 중국과의 경제·군사적 거리 두기 압박"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촉진에 대한 이스라엘의 상당한 양보를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그 대가로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사우디에 경제·군사적 거리를 두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은 사우디 내 중국 군사기지 건설 불허, 통신장비제조업체 화웨이(華爲) 개발 기술의 사용 제한, 원유 판매 대금의 중국 위안화 아닌 미국 달러 결제 보장 등을 사우디 측에 요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관리들이 밝혔다.
미국은 또 사우디의 원유 감산으로 빚어진 갈등도 해소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관리들은 이러한 협상이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신중하게 낙관론을 표명하면서 9개월에서 1년 이내에 세부 사항에 관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사우디의 협상은 2주 전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회담을 계기로 속도가 붙었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