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자포리자 원전 주변 자국민 대피령…사고위험 ‘일촉즉발’

자포리자 원전 근처 18개 도시에 대피령
IAEA "원전 내 핵물질 적재...사고 위험 경고"

러시아가 장악하고 있는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모습./사진=AFP 연합

우크라이나의 대공세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근처 도시 여러 곳에 대피령을 내렸다.

7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 5일 에네르호다르를 비롯한 자포리자주 내 18개 도시에 대피령을 내렸다. 우크라이나 남부에 있는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해 3월 러시아가 장악한 이후 양국 간 운영권 분쟁과 포격 등 군사활동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포리자주 친러시아 행정부 수반 예브게니 발리츠키는 "지난 며칠간 적군은 최전선에 가까운 도시에 포격을 강화했다"면서 대피령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주말 동안 어린이 660명을 포함한 주민 약 1679명이 자포리자 원전 인근 지역에서 대피했다면서, 이들이 러시아군 점령 지역인 베르댠스크 등에 마련된 숙소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자포리자 원전 근처에서 곧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본격적 전투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군 당국이 주민들을 대피시키기로 결정하는 것은 이들이 추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군사작전에 대한 정보 혹은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포리자 원전 내 원자로가 현재 전기를 생산하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핵 물질이 적재돼 있다면서 교전으로 인한 방사능물질 유출 위험을 경고했다.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러시아가 점령했으나 시설 운영은 우크라이나 원전기업이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