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 속 필로폰과 권총…‘국내 밀반입’ 美 영주권자 구속 기소

필로폰 3.2kg과 45구경 권총 등 이삿짐으로 위장…지난해 부산항 입항
검찰, 첩보 입수 뒤 미국 마약단속국과 공조해 검거 후 구속 기소
"마약과 총기 동시 밀수 적발은 첫 사례"…모의 권총 6정도 압수

압수물 전체 사진. /서울중앙지검

검찰이 이삿짐으로 위장해 마약과 총기류를 국내로 들어오려 한 밀수사범을 구속 기소했다. 총기와 마약류를 동시에 밀수하다 적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10일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부장검사 신준호)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향정),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밀수사범 A(49)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9월 미국 LA에 있는 주거지에서 필로폰 3.2kg(10만명 동시 투약분)을 진공포장해 소파테이블에 은닉하고 45구경 권총과 실탄 50발 등을 공구함에 숨기는 등 이삿짐으로 위장해 국내로 들여온 혐의를 받는다.

또한 A씨는 이렇게 들여온 필로폰 0.1g을 쿠킹호일에 소량 올려놓고 라이터로 가열, 발생한 연기를 흡입하는 방법으로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미국 LA 마약판매상이던 A씨는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하며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과가 첩보를 입수한 후 장씨의 행적을 추적해 왔다. 지난 3월에는 A씨가 다른 마약사범과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고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공조해 A씨의 정보를 파악했다. 이어 A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필로폰과 총기 등을 확인하고 그를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미국 내 연계 조직·국내 마약 사범 등에 대해 DEA와 계속 공조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에 마약과 총기를 함께 밀수했다가 적발된 최초의 사건"이라며 "피고인을 체포·구속함으로써 마약의 국내 대량 유통을 차단함은 물론 자칫 강력 사건 또는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총기사고를 사전에 방지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A씨를 압수수색할 당시 함께 압수한 가스발사식 모의 권총 6정은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살상력·파괴력 등을 감정 중이다. 검찰은 국과수 감정 결과에 따라 추가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