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중국 기업 타격...LG·SK 경쟁력 강화
배터리 부품·광물 최대 80%, 미국·FTA 체결국산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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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전기차 제조업체가 2024년까지 중국 배터리를, 2025년까지 중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이 없는 다른 국가의 광물을 각각 대체하는 경우 미국 소비자가 총 7500달러의 보조금(credit)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중국의 CATL(寧德時代·닝더스다이)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가동·확대하고 있는 LG·SK 등 한국 기업의 경쟁력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핵심 광물이 중국산이 아니라는 증명 의무를 있어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CATL은 미국 텍사스 접경 지역인 멕시코 2개주의 한곳 이상에 5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지난 3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고려해 발표를 오는 9월이나 10월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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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니켈·코발트 등 배터리의 핵심 자재는 2024년부터 40% 이상을 미국이나 FTA 체결국에서 생산된 것을 사용하도록 해 2027년부터 80%로,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등 배터리의 주요 부품의 비율은 같은 기간 40%에서 80%로 각각 늘어난다.
전기차는 북미에서 조립된 차량만 세액공제 대상이 된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2025년 완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애틀랜틱카운슬은 전기차 보조금 지급의 핵심 목표가 미국 내 '우호적'인 광물 공급망의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라며 비율 상승 속도는 미국과 FTA 체결국의 자원 가용성을 고려할 때 놀랄 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새로운 광산이 생산에 들어가는 데 10년이 걸리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막대한 초기 자본금을 고려할 때 현재 미국의 전기차 평균 가격 6만6000달러에 대한 7500달러의 보조금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세계 5대 리튬 생산국인 아르헨티나와 중간 가공에서 주요국인 일본이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아 제외될 수 있다고 애틀랜틱카운슬은 지적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광물의 60~80%를 중국이 통제하고 있고, 중국산 리튬이온 배터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76%인 것을 감안하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야심찬 목표는 달성되기 어렵다는 것이 미국 매체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는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어떤 전기차도 새로운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에서 존 보첼라 미국 자동차혁신연합(AAI) 회장이 블로그를 통해 "7500달러의 보조금은 서류상으로는 존재할 수 있지만 향후 수년 동안 이 구매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차량은 없다"며 "이 법은 2030년까지 40~50%의 전기차 판매라는 공동 목표 달성에 주요 장애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과 처방약 가격 인하, 최저 법인세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4300억달러(558조3600억원) 규모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12일께 하원을 통과하면 당일 또는 수일 내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