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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첫 성소수자 통계조사 결과발표…동성·양성애자 290만명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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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주 상파울루 통신원

승인 : 2022. 05. 2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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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지리통계원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성소수자 관련 통계를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브라질 내 성소수자 수가 300만명에 육박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식 발표됐다.

브라질 매체 글로보는 25일(현지시간) IBGE(지리통계연구소)가 이날 발표한 통계자료를 인용해 약 290만명의 브라질인이 동성애자 또는 양성애자인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브라질 내 18세 이상 인구의 1.8%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글로보에 따르면 IBGE가 자국 국민의 성적취향에 대한 데이터를 공식적으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BGE은 성적취향에 대한 질문이 민감한 주제이자 지극히 사적인 부분이라고 판단해 이제껏 공식적인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IBGE가 이같은 입장을 바꾼 것은 브라질 연방검찰청의 이의제기 때문이다. 연방검찰청은 IBGE 관계자를 법정에 소환, 2022년 인구통계조사의 기본 설문지에 성적지향과 성 정체성을 묻는 질문이 없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공공정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의무화를 요청했다.
이번 첫 성소수자 관련 통계 공개는 이 같은 연방검찰청의 이의제기 및 요청에 따라 2019년에 비공개적으로 실시했던 조사의 결과내용을 먼저 발표한 것이다. 해당 조사는 국민건강조사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로 브라질의 약 10만8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IBGE에 따르면 이번 조사결과는 브라질의 사회경제적 특성을 고려해 평가 및 분석됐으며, 성별과 나이, 소득수준, 교육수준,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여 현지 사회에 시사점을 안겨준다.

성별 기준으로는 자신을 동성애자라 밝힌 남성의 비율은 1.4%, 여성은 0.9%로 차이를 보였다. 또 고학력, 고소득, 도시 지역에서 자신을 동성· 양성애자로 밝힌 비율이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데이터에서는 더욱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는데 18세~29세 최소연령대에서는 4.8%, 60대 이상은 0.2%가 동성·양성애자라고 답변해 세대간 큰 격차를 보였다.

또 낮은 연령대일수록 자신을 성소수자로 밝힌 비율이 높았음과 동시에, ‘모름’, ‘답변하고 싶지 않음’의 비율도 2.1%를 기록하며, 1% 이하에 머무른 타연령대에 비해 월등히 높은 모습이었다. IBGE은 이에 대해 ‘젊은 층이 자신의 성적취향을 실험하고 또 수용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른나라와 비교했을 때 본인을 동성애자 및 양성애자로 지칭하는 이들의 비율은 칠레와 유사하지만 영국,호주,미국 및 캐나다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IBGE은 이번 조사결과와 관련해 “브라질은 13년 연속 성소수자에 대한 폭력이 가장 많이 보고된 나라 중 하나”라며 “공식적인 소수자 추산 및 분석이 이뤄지기 시작함에 따라 그들을 위한 공공정책의 방향성 설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성주 상파울루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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