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용·안재권·권오성·윤정운, 무소속 출마 강행
공심위 일각에선 피(被)공천자 입장에서 당연히 반발할 수 있는 ‘정치적 퍼포먼스’ 정도로 치부하기도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찻잔 속 태풍(민주당)’을 넘어 ‘치명적 분열(국민의힘)’로 번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중앙공관위조차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눈치다. 특히 금정·동래·연제구와 사하·북구·중구 지역에서는 불공정 경선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당협위원장과 부산공심위를 향한 날선 선공(先攻)이 잇따르고 있어,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무소속 연대’ 등 심상찮은 분위기가 곳곳에서 노출되고 있다. 자칫 생겨날 공천 후유증은 광역·기초의원 동시 선거는 물론 2년 뒤 총선(總選)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흔’으로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김쌍우(기장) 전(前) 시의원은 27일 중앙공관위의 재심 인용으로 기사회생(起死回生)해 기존 3인 경선레이스에 추가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중앙공관위 주변에서는 김 전(前) 시의원의 무소속 출마로 인한 표 갈림 현상이 민주당의 어부지리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경선참여를 통한 결과승복을 사전(事前)에 확답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구체적 전언이 돌았다. 김 예비후보는 “기장 발전을 위해 경선에 참가하지 못한 분들과 ‘원팀’을 이뤄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재차 결의를 표명했다.
한편, 지난 13일부터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는 부산 국힘의 공천 내홍(內訌)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기자회견들이 이어졌다. 이순용(금정) 예비후보는 백종헌 위원장의 ‘측근공천’에 반발하며 “컷오프를 위한 ‘들러리’로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김진영(해운대) 예비후보는 갑·을 당협위원장이 각각 특정후보를 염두에 두고 공천에 ‘부당개입’한 사실을 성토하며 공천 반발의 ‘판’을 깔았다.
안재권(연제) 예비후보는 이주환 의원의 단수공천(주석수 전(前) 연제구의장) 결정을 비토하며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고, 권오성(동래) 예비후보는 김희곤 의원의 ‘사천(私薦)’ 움직임을 비판하며 ‘공정경선’을 요구했으나 끝내 관철되지 못해 28일 오후 시의회에서 무소속출마를 선언하기로 했다. 윤정운(중구) 예비후보는 이틀 전 “공정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구태정치와 작별한다”며 “2년 뒤 두고 보자”는 뼈있는 말로 중·영도구 황보승희 의원을 직격하며 10년 간의 당원경력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들은 무소속 연대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구심점 확보 등 구체적 행보를 모색중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대선 이후 날아든 배신감이 상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부당 공천 희생자로서의 구청장·시의원·구의원들이 한 지붕 아래 모일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조정화(사하) 예비후보는 본인에 대한 컷오프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며 지난 18일부터 8일간 시(市) 당사 내 단식농성을 벌였다. 조 예비후보는 조경태 의원에 대해 “예비후보 중 지역주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본인이 무슨 이유로 경선에서 배제돼야 하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을 쏟아냈다.
손상용(북구) 예비후보는 지역 당원 모집과정의 불미스런 사건을 이유로 중앙공관위로부터 경선배제 소문이 돌던 지난 주부터 좌불안석이다. 박민식 위원장의 ‘분당갑’ 보궐 출마설까지 나돌고 있어 부산에서 제일 마지막까지 예비후보들의 애를 태울 것으로 보인다. 박민식 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북구는 경선을 진행해야할 것이란 의견을 중앙공관위에 전달했고 그렇게 진행될 것으로 안다”고 분명히 밝혔다.
민주당은 곽동혁 전(前) 시의원이 강윤경 위원장과 각을 세우며 수영구청장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기장군에서는 35년간 민주당 권리당원으로 활동해 온 A씨가 기초의원 공천을 두고 최택용 위원장을 향해 ‘밀실 야합공천’이라는 공개 비판과 동시에 민주당 후보들의 낙선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나서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