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망증과 치매 구분해야
기억력 감퇴는 노화의 징후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80~90%가 기억력 저하를 호소한다는 연구도 있다. 기억력 장애를 치매의 시작으로도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치매는 기억력은 물론 지적능력 전반에 문제가 나타나는 것으로, 기억력만 떨어지는 단순 노인성 건망증과는 다르지만 구별이 쉽지 않다.
건망증만 있다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치매는 공간지각력이나 계산능력, 판단능력 저하를 동반하기 때문에 독립적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기억력만 해도 건망증 환자는 최근 일을 기억 못할 뿐 전체적인 것은 알고 있는 경우가 보통인 반면 치매는 사실 자체를 완전히 잊어버리고 힌트를 줘도 기억해 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건망증보다 주목할 것은 가성치매나 치매질환이다. 우울증이 원인인 가성치매는 기억력이 떨어지고 다른 정신능력도 감퇴하는 것으로, 뇌손상은 없다. 가장 문제인 것은 바로 뇌손상 결과로 생기는 치매질환이다.
알츠하이머병이 대표적이다. 뇌세포가 점점 파괴되면서 뇌조직이 줄어들고 뇌기능이 떨어진다. 초기 기억력 장애를 보이고 시간이 경과하면서 공간지각력·계산력·판단력이 떨어지며 인격이 상실되고 이상행동을 보이게 된다. 뇌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부족 해소에 효과가 있는 약제 개발로 도움받을 수 있지만, 예방과 조기진단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재홍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7일 “사실 치매로 확인되는 시점은 주요 부위의 뇌신경세포가 70% 이상 없어진 때이므로 어떤 치료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면서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환자를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면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균형 잡힌 식단과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을 관리해야 한다. 흡연·음주를 피하고 비만을 경계하며 두뇌활동과 신체운동을 꾸준히 한다. 매일 30분간의 걷기운동만 해도 치매 발생이 크게 떨어진다는 보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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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듣지 못하는 난청도 노화로 여기기 쉽다. 60세 이상 3명 중 1명, 75세 이상에서는 40~50% 가량이 청력손실을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리에 둔감해지면 경고음을 듣지 못해 교통사고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난청이라면 보청기 착용이 추천된다.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의 치매 발생율이 월등히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노인 어지럼증의 흔한 원인인 이석증은 비교적 치료가 쉽다고 간과해서는 안된다. 어지럼증에 따른 낙상 등 이차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안중호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양쪽 전정기관의 기능이 모두 손상된 환자의 경우 약 70%에서 넘어지는 경험을 하기 때문에 전정기능이 많이 손상된 노령인은 어지럼증으로 넘어질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넘어져 고관절에 골절이 생긴 노령인들이 1년 내에 사망할 가능성은 12~67%에 달한다”고 말했다.
수면의 질도 챙겨야 한다. 불면증은 모든 질환과 동반돼 나타날 수 있다. 잠들기 어려운 것 뿐 아니라 수면 중 자주 깨거나, 일찍 깨거나,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다고 느끼는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불면증의 원인도 잘 살펴야 한다. 다리가 불편한 느낌에 잠을 못 이룬다면 하지불안증후군과 주기적사지운동증을 의심할 만 하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누워 있거나 휴식 중, 특히 밤에 더욱 심해진다. 주기적사지운동증은 수면 중 하지를 주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하지불안증후군과 자주 동반된다. 중추신경계의 도파민 농도 저하가 원인으로, 철 결핍·요독증·인공 투석·항정신병약물·항우울제·리튬·카페인 및 알코올 등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코골이는 본인보다는 가족에게 불편한 증상이다. 60세 이상에선 남성 60%, 여성 40%가 해당하고 비만인 경우 빈도가 3배 이상 높다. 수면무호흡증은 낮 동안 심한 졸림, 피로감, 집중력 저하 등을 유발한다. 장기간 증상이 지속될 경우 심장과 폐에 부담을 가중하고 고혈압·심장마비·뇌졸중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