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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언, 잊지않겠다”, 베트남 한인사회 코로나19 격리 3000명에 구호물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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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0. 03. 06. 17:03

하노이 현지 5개 한인단체 똘똘뭉쳐…교민, 유학생 동참해 손보태기도
북부 16곳에 격리된 한국인 174명·베트남인 2600여 명에 구호물품 전달
현지인들도 "깜언(고맙다)"·"한국 도움 잊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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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한인 5개 단체가 코로나19 격리 시설에 구호 물품을 전달했다. “한국과 베트남의 우정엔 국경이 없다”는 캐치프라이즈를 내건 모금운동으로 마련된 구호물품은 시설에 격리 중인 174명의 한국인과 2600여명의 베트남인들에게 전달됐다./사진=썬떠이·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베트남 하노이 한인사회가 시설에 격리된 한국인과 베트남인들에게 구호 물품을 전달하며 ‘한국-베트남 우정’을 빛냈다.

6일 하노이 현지 5개 한인 단체(하노이 한인회·민주평통 동남아서부협의회 하노이지회·한-베가족협회·코참·K-BIZ 중소기업연합회)는 하노이시 안팎에 있는 군부대·병원·보건소 등 격리시설 16곳에 코로나19 구호 물품을 마련해 전달했다. 5개 한인 단체들은 하노이시는 물론, 차로 2~3시간 떨어진 하이퐁·번돈·호아빈 지역까지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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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베트남 하노이시 안팎에 위치한 격리시설 16곳으로 전달된 구호물품들의 모습./사진=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하노이 한국국제학교 학부모·한인 지역 일반 교민들부터 현지에서 공부 중인 유학생들까지 나와 각지로 향할 구호 물품을 차량에 실으며 손을 보탰다. 한인회 관계자는 “90년대 초부터 하노이에 살았지만 현지 교민들이 이렇게까지 모두 뭉친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노이 한인회에 따르면 현재 북부지역에는 코로나19 격리시설 16곳에 한국 국민 174명과 베트남인 2600여 명이 머무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상호 하노이 한인회장은 “이번 구호물품 지원 대상은 한국 국민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귀국했다는 이유 등으로 함께 격리된 베트남 국민들까지 포함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코로나19는 한국과 베트남이 함께 극복할 문제이고, 함께 어려운 시기를 맞이한 베트남 국민들에게 한인사회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이날 한인 사회가 전달한 구호 물품에는 생수·컵라면·담요·간식 등이 포함됐다. 아이와 함께 격리된 한국인·베트남인들을 위해 기저귀·분유·상비약 지원도 함께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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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한인사회가 코로나19 격리시설에 구호물자를 전달했다. 6일 오후 구호 물자가 전달된 하노이시 외곽 썬떠이에 위치한 한 격리 시설의 모습./사진=썬떠이·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구호 물품을 전달받은 격리 시설 관계자와 격리된 한국·베트남 국민들은 한인사회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하노이시 외곽 썬떠이에 마련된 한 격리시설 관계자는 “구호물품을 싣고 먼 길을 찾아와줘 고맙다”며 “격리된 사람들의 지내는 동안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시설에 격리되어 있던 한국인과 베트남인들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았다. 시설에 격리된 한 한국인은 “한국보다는 아무래도 시설이 열악하지만 한인 사회가 잊지 않고 챙겨줘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고 말했다.

구호 물품을 내리는 차량을 구경하기 위해 현지인들이 몰려들기도 했다. 여성 위생용품과 기저귀 등을 받아 든 한 베트남 여성은 “이번 한국의 도움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현지인들은 물품을 전달하고 돌아서는 한인 단체 관계자들에게 “깜언(감사합니다)”란 말과 함께 손을 흔들며 배웅하기도 했다.

이번 구호 물품 조달은 현지에 거주중인 교민과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들이 적극 동참한 덕분에 성사됐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과 한인 단체들은 지난 2일부터 ‘한국과 베트남의 우정은 국경이 없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지난 5일 오후 3시까지 약 9억1800만동(약 4700만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베트남 축구영웅’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도 1억동(약 500만원)을 흔쾌히 보탰고, 오리온·하이트진로 등도 초코파이·생수 등의 물품 후원으로 동참했다.

윤상호 하노이 한인회장은 “시설에 격리된 한국인 대부분이 직장·학교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베트남에 들어와야 했던 분들이다. 항공편 운항도 중단되고, 시설에 격리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필요한 지원을 이어나갈 것”이라 말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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