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통신은 창어 4호가 8일 오전 2시 23분, 쓰촨성 시창 위성발사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전했다. 창어 4호는 달 궤도에 진입한 후 내년 1월 초 달 뒷면 남극 근처에 있는 크레이터에 착륙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달은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약 27.3일로 같아 지구에서는 같은 면만 보인다. 지구에서 볼 수 없는 면을 달의 뒷면이라고 부르는데, 그동안 탐사선을 이곳에 착륙시키지 않은 것은 지상과 교신이 어려웠기 때문. 중국은 지난 5월 통신 중계 위성인 ‘췌차오(鵲橋·오작교)’를 띄워 달 뒷면에 착륙할 창허 4호와 지상 간의 교신 문제를 해결했다.
중국이 달 뒷면 탐사를 추진한 것은 ‘최초’라는 수식어를 얻기 위한 이유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달 뒷면에 관해서는 미국 등 경쟁국에 앞서 간다는 것을 내세우고자 하는 의도다. 물론 창허 4호에 실린 무인 로봇 탐사차가 보낼 올 것으로 예상되는 과학적 발견 및 성과도 무시할 수는 없다. 탐사차는 달 표면의 토양 분석과 함께 태양풍·저주파 측정 등을 수행하고, 온실 환경을 만들어 식물이 자랄 수 있는지 알아보는 실험도 진행할 예정이다.
일반인들에게 있어서는 과학적 발견보다 달 뒷면에 관해 더 관심이 가는 부분이 있다. 바로 지난 수 십년 간 제기됐던 무수한 설(說)과 음모론이다. 일찍이 미국 등 서양 국가에서는 ‘나치의 달 기지 건설’ 설이 유행한 바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색이 짙자 나치 일당이 훗날을 도모하기 위해 달에 비밀기지를 건설했다는 이야기인데, 우주과학의 급속한 발전에도 달 뒷면을 찍은 사진은 극소수밖에 없어 음모론의 크기를 키웠다.
또 다른 설은 외계인의 달 뒷면 거주설이다. 세계적으로 많은 작가들이 소재로 이용했는데, 중국에서도 2007년 <외계인은 바로 달 뒷면에 있다>라는 제목의 소설이 나와 상당한 인기를 끈 적이 있다. 현재 징지르바오(經濟日報) 편집부 주임을 맡고 있는 저자 리웨이둥(李衛東)은 외계인이 우리가 볼 수 없는 달 뒷면에 기지를 건설한 채 인류를 감시하고 있다는 내용의 소설을 썼다. 유래가 확실치 않은 고대 유물을 통해 외계인의 존재를 암시하며 시작되는 이야기인데, 이번에 창어 4호가 착륙에 성공하면 결론을 바꾸거나 절판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작가들은 상상의 공간을 뺏길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의 우주탐사 공간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달 탐사 프로젝트만 봐도 중국은 2020년 창어 5호를 발사해 달에서 연구 샘플을 채취한 후 지구로 귀환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유인 탐사선을 보내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키고 나치가 이루지 못한 달 기지도 건설할 목표를 세웠다. 또한 첫 번째 무인 화성 탐사선이 2020년 발사를 기다리고 있으며, 2028년에는 2호 화성 탐사선도 발사할 계획이다. 간쑤성에는 6100만 달러(684억7250만원)를 들여 화성 시뮬레이션 기지를 만들어 놓고 미래 화성에 건설할 기지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중국이 꾸고 있는 우주몽(夢)의 크기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