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생활용품 브랜드인 무지 무인양품(MUJI 無印良品)이 중국에서 유사업체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후발 주자인 한 중국 업체가 베이징에 ‘무인양품’ 명칭을 사용한 매장을 열고, 상표권 소송을 걸어 승소 판결을 받기까지 한 것.
무지 무인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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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유사업체로부터 상표권과 관련해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일본의 생활용품 브랜드 무지 무인양품의 로고. / 사진 = 바이두
무지 무인양품은 1980년 일본에서 설립된 브랜드. 지난 1991년 영국과 홍콩 등지에 진출한 이후 현재 28개 국가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05년에는 중국에도 진출해 상하이에 첫 매장을 열었는데, 몇해 전부터 베이징 무인양품(北京無印良品)이라는 업체가 나타나 40년 가까이 사용한 ‘무인양품’ 상표를 놓고 분쟁이 발생했다.
2011년 설립된 것으로 알려진 베이징 무인양품은 자신들이 제24류(類) 품목에 대해 ‘무인양품’ 상표권을 취득했다고 주장했고,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지난해 12월 1심에서 놀랍게도 베이징 무인양품의 손을 들어줬다. 무지 무인양품에 대해서는 해당 상품의 ‘무인양품’ 상표 사용을 중지하고 베이징 무인양품에 손해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지난달 말에는 판결과 관련해 일부 매체들이 “중국 내에서 무지 무인양품이 더 이상 무인양품 상표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보도해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무지 무인양품은 최근 공식 성명을 통해 “사실이 아니며, 해당 소송은 제24류 일부 품목에만 관련된 것으로 이미 법원에 항소했다”고 밝혔다.
무인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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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강소성 염성시에 소재한 무지 무인양품 매장 /사진 = 이장원 특파원
베이징 무인양품 측도 자신들의 권리에 대해 내세울 근거는 있는 듯하다. 이 업체는 ‘무인양품’이 1990년대 중·후반 인기를 끈 남성 듀오 ‘무인양품’에서 시작된 것으로 2005년 중국에 진출한 일본 무지 무인양품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베이징 무인양품이 차린 매장이 ‘누가 봐도’ 일본 무지 무인양품 매장을 흉내냈다는 것이다. 4일 베이징칭녠바오(北京靑年報)를 통해 보도된 ‘무인양품 내추럴밀’ 매장을 보면 상품은 물론 인테리어까지 무지 무인양품과 흡사하다. 고유의 상표라고 주장하면서 정작 매장은 무지 무인양품을 그대로 베낀 목적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중국 네티즌들조차 무인양품 내추럴밀은 ‘짝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베이징 무인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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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으로 오해받을 만한 베이징 무인양품의 내추럴밀 매장. /사진 = 바이두
무지 무인양품 측은 “최근에 상표를 도용하는 이들이 많아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낸 사례도 있다”며 “제24류 품목 관련 항소를 포함해 상표권 보호를 위한 법적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