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년간 '48개→1384개'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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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직장인은 학창시절 칸막이 책상에 몸을 밀어 넣고 공부하던 독서실의 추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학생 수가 줄면서 사양산업이 됐던 독서실이 최근 양적 성장은 물론 질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자격증이나 이직(移職)을 목표로 공부하는 직장인, 일명 '샐러던트(샐러리맨+스튜던트의 합성어)'의 출현에 이어 1인 가정의 원룸 등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인해 바깥에서 공부나 개인 업무를 보는 사람들이 더해지면서 성인 수요가 높아진 덕분이다.
28일 교육부 교육통계서비스(KESS)에 따르면 학원 내 독서실을 포함한 전국 독서실은 지난해 기준 5009개. 서울지역 교습학원이 지난해 말 기준 1만2869곳으로 1년 전보다 69곳 감소하는 와중에서도 같은 시기 서울의 독서실은 54곳이 더 늘어나 969곳이 됐다.
전국 프리미엄 독서실 업체는 업계 추산 약 40개. 총 지점 수(누적)는 1384개에 달한다. 2013년 이전 48개였던 것이 매년 2배 가량 증가했다. 프리미엄 독서실은 기존 독서실에 인터넷 열람실·세미나실·카페·공용 스터디 공간 등 다양한 시설을 더하거나 자습지도 및 성적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고급화한 사업 모델. 과거 독서실이 중고생들만을 대상으로 했다면 최근 나타난 프리미엄 독서실은 취업 준비생이나 직장인 등을 타깃으로 해 강남 직장가와 학원가를 중심으로 숫자를 늘리고 있다.
프리미엄 독서실의 원조격인 '토즈(TOZ)'는 지난 2010년 1호점을 냈고, 현재 전국에 350개 프리미엄 독서실을 운영하고 있다. 토즈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5가지 학습공간을 가진 '스터디 센터'를 열고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다. 토즈와 함께 1세대 프리미엄 독서실 브랜드로 불리는 '어썸팩토리'는 2007년 전통적인 형태의 독서실로 창업을 했다가 2013년 대대적으로 개편해 프리미엄 독서실로 재탄생했다. 이들 독서실은 카페의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학습공간에 채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후 프리미엄 독서실은 더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플랜에이 프리미엄독서실&스터디카페'와 '디플레이스' 등의 업체는 '무인 독서실'를 표방해 입·출입부터 모든 서비스를 기계화했다. 재수학원 운영 업체인 TG교육그룹의 '잇올 스파르타'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독학관리 시스템을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제공하면서 개인 맞춤식 관리형 독서실로 유명하다.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프리미엄 독서실 ' 커피브러리'의 이용자 박정훈(30세, 가명) 씨는 프리미엄 독서실의 장점으로 고급화와 유연함을 꼽는다. 의약학대학원 진학을 준비중인 박 씨는 "과거 동네 독서실은 어두컴컴하고 답답해 학습 능률이 떨어지는 느낌"이라면서 "프리미엄 독서실은 기존 독서실과 달리 공간이 고급스럽고 개방돼 있으며, 하루도 이용이 가능해 유연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직장인 장미현(35세, 가명) 씨도 "은퇴 연령이 낮아지면서 자격증이나 이직 등을 위해 공부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고, 1~2인 가정의 주거 여건상 독립적인 학습공간을 갖기 어려워 프리미엄 독서실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더 다양하고 질적으로 향상된 독서실 형태가 늘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토즈 관계자는 "프리미엄 독서실 시장은 지난 8년간 급성장했다. 특히 성인 고객 비율이 꾸준히 증가해 현재 전체 고객의 30%에 달한다"고 말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자격증이나 이직을 목표로 공부하는 직장인의 출현에 이어 1인 가정 원룸 등 청년층의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성인 수요가 높아져 기존 독서실이 프리미엄급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