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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유화 제스처에 북·미 비핵화 협상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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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18. 09. 10. 18:28

美, 'ICBM 빠진 9·9절 열병식' 긍정 평가
북·미 친서외교로 한반도정세 훈풍 기대
김정은_구구절_열병식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열린 북한 정권수립일(9·9절) 70주년 행사에 참석해 열병식을 관람하며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김 위원장 오른쪽은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사진=노동신문 캡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 방북과 북한 정권수립일(9·9절) 70주년 행사를 계기로 미국 측에 잇단 유화 제스처를 보이면서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간 비핵화 협상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미국이 지난 9일 9·9절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선보이지 않은 것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 지난달 연기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이른 시일 내에 재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이 보낸 ‘크고 아주 긍정적인’ 성명”이라며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감사한다. 우리는 모두가 틀렸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라고 밝혀 폼페이오 장관의 재방북 추진을 통해 비핵화 협상 재개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무엇보다 폼페이오 장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될 예정인 김 위원장의 친서는 북·미간 비핵화 협상 재개는 물론 한반도 평화정착과 유엔총회 계기 종전선언으로 이어지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 친서에는 대북특사단과 합의한 비핵화 이행 시간표와 종전선언, 이를 재논의하기 위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의사 등이 담겼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보낸 편지가 내게로 오고 있다”며 “그것이 긍정적인 편지일거라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우리 정부 역시 이 같은 상황 변화에 고무된 분위기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많은 언론, 외신들이 ‘ICBM이 빠진 열병식’, ‘수위조절을 했다’ 이런 평가 분석들이 있었다”며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평화 정착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좋은 메시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도 “언론과 외신들을 보면 ICBM급이 등장하지 않은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평화와 경제 발전을 강조한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대북특사단 방북 이후 북한의 유연한 태도 변화와 미국의 호응으로 확 달라진 분위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0일 저녁으로 예정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2차 통화를 앞두고 “정 실장이 특사단 방북 직후 볼턴 보좌관과 통화해 결과를 충분히 설명했다”며 “(이날 통화에서는) 폼페이오 장관 방북 연기 후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로 미국 내 어떤 분위기 전환이 있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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