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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드마바티’는 14세기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 주의 힌두 왕조 ‘라지푸트’의 ‘파드마바티 왕비’의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파드마바티 왕비가 델리를 중심으로 한 투르크-아프간계 이슬람 왕조인 ‘할지 왕조’의 제 2대 군주 알라우딘 할지 왕이 공격해오자 왕국 함락 직전 다른 여성들과 자결했다는 16세기 인도 서사시에 나온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25일 인도 뉴델리 중심지 코노트 플레이스의 영화관을 찾았다. 영화관 입구는 안전펜스와 함께 수십 명의 경찰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관계자는 “영화 상영을 반대하는 일부 시위대가 영화관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격을 가하고 있다”며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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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내 다른 영화관도 상황은 비슷했다. 델리 내 10곳의 영화관을 둘러본 결과 곳곳에 안전펜스와 경찰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고 해당영화의 포스터는 붙어있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의 인기는 대단했다. 대부분의 상영관은 매진을 기록했고 영화를 관람한 시민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가족들과 영화관을 찾았다는 라젠드라 싱(41)씨는 “전반적으로 거대한 스케일에 감동했다”며 “배우들의 감정 연기가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대시위대가 우려하는 부분도 알고 있으나 영화 상영 전 미리 허구라는 사실을 공지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될 부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친구들과 영화관을 찾았다는 모힛 쿠마르(27)씨는 “작년에 나온 당갈보다도 더 재미있게 봤다”며 극찬했다. 이어 그는 “이 영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다. 시위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린이들이 탄 버스를 공격하는 것은 비인간적인 행위다. 그들의 행동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다를바 없다”며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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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하리야나 주 구루그람에서는 시위대가 학생들이 타고 있던 통학버스에 돌을 던지고 버스를 불태웠으며, 우타르 프라데시 주 노이다의 고속도로 요금소도 불에 탔다. 이에 구르가온과 노이다 등에서는 7개 학교가 25일 휴교를 결정했고 일부 학교는 통학버스의 운행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에 경찰 측은 즉각 대응에 나섰고 마하라슈트라주에서 100여명, 구자라트 주 48명, 우타르 프라데시 주에서 10여명의 시위대를 체포했으며 불법시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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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스탄 타임스(HT) 등 현지 언론들은 영화가 상영되는 한 시위대의 공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인도 한국 대사관은 홈페이지와 교민들이 이용하는 소셜미디어 등에 이번 시위 소식을 알리면서 당분간 ‘파드마바트’가 상영 중인 영화관을 방문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