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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서울 경복고 정문 앞에서 만난 배문고 2학년 박승현군(17)은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오전 6시부터 나와 응원전을 펼쳤다”며 “지진으로 인한 수능 연기 소식을 듣고 선배들이 많이 힘들어 하셨지만 그동안 열심히 공부해 오신 만큼 실력을 잘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의도여고에서 만난 1학년 학생들은 포항 지진으로 인한 수능연기에 대해 “자연재해라서 어쩔 수 없고 안타깝지만 한편으로는 공부하는 시간이 더 생겼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3년 동안 열심히 준비하셨으니 시험 잘 보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좋은 결과를 기원하는 학부모의 마음도 간절했다.
한 수험생의 어머니는 “그동안 열심히 공부한 아들이 수험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난다”며 “실수 안하고 평상시대로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오늘 점심 도시락을 소화 잘 되라고 전복죽과 계란말이 등으로 준비했다”며 “포항 아이들을 위해 수능이 일주일 연기된 것은 잘 된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험장에서 제자들을 응원하던 한 선생님은 수험생처럼 긴장감이 고조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권주희 환일고 교사는 “오늘 수능 보는 아이들처럼 떨린다”며 “아이들이 그동안 많이 노력한 만큼 실수 없이 시험을 잘 봤으면 좋겠다”고 선전을 바랐다.
수험생들도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밝혔다.
수험생 박지수씨(19)는 “예상치 못한 상황(후배들의 응원)에 처음엔 당황했지만 후배 학생들의 열기로 이내 기분이 좋아졌다”며 “재미있다”고 말했다.
반수 수험생 최모씨(19)는 “준비는 잘 한 것 같다”며 “서울권이기 때문에 지진에 대한 걱정은 덜 한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또 다른 수험생 최모군(18)은 “일찍 자려했으나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웃음을 보였다.
시험장 먼 곳에서 수험생들을 바라보던 주민들 역시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내기 바란다며 응원했다.
개포고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은 “예비고사를 봤던 세대에게도 이런 응원은 1년에 한 번씩 있는 이벤트였다”며 “수능날이 되면 이렇게 나와 구경하게 된다. 잘 치르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