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이진만 수석부장판사)는 동료 여교수를 성추행한 혐의로 파면당한 교수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파면 결정은 지나치다"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A 씨는 2014년 5월 동료 교수, 대학원생들과 회식을 하다 B(여) 교수의 볼에 두 차례 뽀뽀했다는 이유로 교원징계위에 회부됐다.
징계위는 A 교수가 사건 이후 수업시간과 종강 모임 회식 자리에서 B 교수에게 뽀뽀한 일을 거론했다는 점까지 포함해 파면 결정을 내렸다.
A 교수는 이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자신이 B 교수에게 뽀뽀한 횟수는 1회에 불과하고, 수업시간에 이런 얘기를 꺼낸 적이 없으며 종강 모임 회식 자리에선 옆 사람과 일상 대화를 나눴을 뿐인데 파면한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 교수가 B 교수에게 두 차례 뽀뽀를 하고, 종강 모임 회식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꺼낸 사실은 모두 인정된다고 봤다.
다만 수업시간에 A 교수가 이를 언급했다는 점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며 징계사유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일단 "원고의 행동으로 인해 B 교수가 상당한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느꼈고, 원고는 피해자가 받아들일 만한 사과도 하지 않았으며 변론 과정에서도 매우 부적절한 변명을 하고 있다"면서 "이런 행동과 태도는 대학교수로서의 품성과 자질을 의심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파면 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는 점, 학교 측이 피해자인 B 교수와 원고를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더라도 그 수단으로는 파면 외에 해임의 방법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파면 결정은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파면과 해임은 신분이 박탈된다는 점에선 차이가 없지만, 재임용 제한 기간과 퇴직금 수령액에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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