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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북한 핵무기 만들고 기술 공유땐 공격 초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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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6. 09. 26. 09:26

[건군 68주년 국군의 날 특별인터뷰] '미군을 가장 잘 아는 미국통'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북한, 핵무기 보유하면 모든 문제 해결? 오히려 반대"..."선제타격 비롯 모든 군사적 가능성·능력 있어"
전인범 스캐퍼러티
‘한·미 연합사단 창설의 아버지’라고 불릴 정도로 한·미 군사동맹의 최일선에서 근무했던 전인범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2013년 11월 근무 당시 커티스 스캐퍼러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왼쪽)으로부터 미국 정부가 외국군에게 수여하는 최고 등급 훈장인 ‘공로훈장’(The Legion of Merit)을 직접 전달 받고 있다. 전 사령관은 한미연합사령부 부참모장 겸 유엔군사령부 군정위원회 수석 대표 등을 맡아 연합방위 체계 구축과 한·미 동맹 강화, 상호 유대관계 증진에 크게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 사진=육군 제공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고 핵무기 기술을 대외적으로 공유하면 북한이 공격을 초래 할 것이다.”

대한민국 군인 중에서 ‘미군을 가장 잘 알고’ 영어를 가장 잘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전인범 예비역 육군 중장(58·육사 37기)은 25일 북한 핵무기 개발의 무모함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오는 10월 1일 건군 68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아시아투데이는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 한 축인 한·미 군사동맹의 현 주소와 북핵 해법에 대해 한국의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알려진 전 장군을 만나 자세히 알아봤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집권 5년 차인 올해 4·5차 잇단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등의 시험 발사 성공으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그 어느 때보다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 핵무기에 대응하기 위해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와 자체 핵무장론, 핵추진 잠수함 조기 확보, 선제타격론까지 국내외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한·미 군사동맹의 가장 최일선에서 미군의 속내를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전 장군을 통해 북한 핵무기에 대한 군사적 해법과 한·미 군사동맹의 현 주소를 심층 진단했다.

-현재 한·미 군사동맹을 평가한다면?

“최상의 상태다. 미군은 지난 15년 동안 전쟁 중이기 때문에 피로도 크지만 전투 경험이 최고조에 있다. 또 좋은 장교들이 많이 생겼고 그들이 한국에 근무하기 시작했다. 특히 주한 미 2사단이 2015년에 한·미 연합사단으로 거듭난 것은 대단한 사건이다. 지금 전술제대에서는 한미군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훈련 중이다. 여기에 한미 공군과 해군의 능력을 생각하면 어마 어마한 전투력이다. 하지만 이런 것이 노력 없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고 앞으로도 많은 노력이 필요 할 것이다.”

-한·미 군사동맹과 관련해 우리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 지도층 중에는 미국이 자신들의 국가 이익 때문에 절대로 한국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생각이다.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어마 어마한 기지와 시설, 그리고 국가 이익을 두고 필리핀에서 떠난 미군을 기억해야 한다.”

-현재 한·미 군사동맹에서 가장 큰 현안은?

“무엇보다도 북한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개발 관련 문제로 보인다.”

-현존 위협으로 다가온 북한 핵무기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으로 군 안팎에서는 참수작전과 전술핵 재배치, 핵 무장, 선제타격까지 거론되고 있는데?

“군사 능력에 관한 사항을 대외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또 이러한 내용과 언급들은 국제 규범에서 보면 매우 민감한 사항이다. 우리에게 당연한 주장이 상대 또는 제 3자 입장에서는 악용되거나 다른 빌미를 제공 할 수 있다.”

-북한 핵무기에 대응하는 한미군의 선제타격 가능성은?

“선제타격을 비롯한 모든 군사적인 가능성과 능력은 갖고 있다. 하지만 공격 여부는 정치인들의 몫이고 우리는 우리의 국가 이익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는 선제타격이 우리의 국가 이익에 유리한지를 심도 있게 생각해 봐야 한다.”

-그렇다면 북한 핵무기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북한은 핵무기를 가지면 자신들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오히려 반대다. 북한이 위조지폐를 만들고 사이버 테러를 자행하고 인권 범죄를 저질러도 외부 세계가 북한을 군사적으로 공격하는 일은 생각하기 어렵다. 하지만 핵무기를 만들고 행여 핵무기 기술을 대외적으로 공유하면 북한이 공격을 초래 할 것이다. 북한은 ‘남조선이 전투기재(장비)는 우리(북한) 보다 우수하지만 정신 상태가 썩었기 때문에 승냥이 같은 미군만 아니면 이긴다’고 선전해 왔다. 우리가 북한 핵에 대해 우리의 핵무장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우리의 정신무장 즉 안보의식의 제고라고 생각한다. 국민은 안보문제를 걱정만 하지 말고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필요한 희생은 물론 냉철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인범 장군 인터뷰 11
한국의 대표적 미국통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25일 아시아투데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미국이 국가 이익 때문에 절대로 한국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 김종원 기자
-주한미군사령관부터 전 장군을 가장 절친으로 부른다. 미군을 가장 잘 아는 군인으로서 미군과 비교했을 때 한국군이 가장 시급히 보완해야 할 점은?

“우선 세계 최강의 미군과 우리를 비교하는 것 자체를 생각해 봐야 한다. 미국은 우리 보다 100배의 국방비를 쓰고 있다. 차라리 우리와 사정이 비슷하고 여건이 같은 나라를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 다만 고가의 첨단 무기에만 치중하지 말고 개인 구급 키트와 보안경, 무전기, 기관총 등 개인 장비에 대해 미군의 전투 경험을 보고 시급히 적용해야 한다고 본다. 훈련 방식의 과학화도 미군으로부터 배울 점이다.”

-한국군에 대한 일선 현장에서의 미군들의 평가는?

“한국군이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카투사 제도를 통해 미군들이 본 한국군과 베트남 전쟁,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한국 군인들의 모습은 항상 미군의 찬사 대상이다. 다만 우리가 느끼고 있는 문제점을 알고 있고 해결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결국 지속적인 상호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미군과는 얼마나 근무했나?

“대위 때 보병사단 작전장교를 마치고 한미연합사령부 기획참모부에 근무하게 됐다. 하는 일은 잔심부름이었다. 그러다가 영어를 인정받아 온갖 통역을 맡았다. 소령 때는 특전사에 근무했는데 특전사는 한국군이 주도하고 지원하는 관계였다. 중령 때는 을지포커스렌즈 연습 주무장교였다. 대령 때는 국방부에서 미국정책과장을 했다. 기지이전 사업, 방위비 분담, 한미 동맹의 미래 연구,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 등이 주요 현안이었다. 장군으로 진급하고 전작권 전환 추진단장을 했다. 최전방 사단장을 마치고 연합사 작전참모 차장과 부참모장,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를 지냈다. 특전사령관 재직 때에는 미군 특수부대원 1000여 명과 각종 항공기를 작전 통제하기도 했다. 이라크 현지에서 미군을 비롯한 영국, 호주, 루마니아군을 직접 데리고 근무했고 2007년 샘물교회 인질사건 당시 국제안보지원군(ISAF) 사령부에서 두 달 가까이 미군을 비롯해 나토군(NATO) 군과 우리나라 인질 구출을 위해 협의 하기도 했다.”

-군 생활을 하면서 미군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7살부터 11살까지 4년 반 동안 미국에서 생활했다. 그래서 영어는 미국 사람하고 똑같이 한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1990년 소령 때 미국의 합동참모대학을 갔다. 동맹국인데도 불구하고 너무나 우리나라를 몰라서 깜짝 놀랐다. 그 때 나의 군 생활의 목표를 한·미 관계 증진에 두기로 결심하게 됐다.”

-조만간 미국에 연수를 간다고 들었다.

“10월에 1년 간 존스홉킨스대의 국제대학원(School of Advanced International Studies?SAIS)과 브루킹스(Brookings) 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할 계획이다. 미국 전역을 돌면서 강의와 토의를 통해 우리나라 입장을 설명하고 미국의 입장을 듣고 오겠다. 특히 전작권 전환 문제, 한국의 핵무장, 유엔군 사령부를 중심으로 본 동북아시아 안보 구조에 대해 집중 연구하고자 한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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