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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검찰은 2일 롯데그룹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채정병 롯데카드 사장(66)을 불러 신 회장의 해외비자금 조성과 관련한 혐의를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채 사장의 검찰 조사는 신 회장의 소환에 앞서 롯데그룹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가신 3인방’을 소환하기 위한 사전 조사의 성격도 있다는 해석이다.
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조재빈 부장검사)와 첨단범죄수사1부(손영배 부장검사)는 전날 채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신 회장의 해외비자금과 관련된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채 사장은 2004년부터 2014년까지는 그룹의 총괄 최고재무책임자로 임명돼 정책본부에서 재무와 법무 등을 담당했다. 또 2011년 롯데쇼핑 대표이사에도 올랐다.
채 사장은 롯데카드 대표이사직에 임명되기 전까지 롯데그룹의 주된 자금관리를 담당했다. 2013년 롯데카드에서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롯데그룹은 이를 수습하기 위해 채 사장을 롯데카드 사장으로 임명했다.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정책본부가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자금추적이 어려운 해외 M&A 등을 통한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왔다.
하지만 검찰은 롯데그룹이 압수수색을 실시하기 전인 지난 4월부터 해외 M&A 등 주요 자료를 파기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검찰은 롯데그룹 측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일본롯데홀딩스 측에서 거부한다는 이유로 자료확보에 실패했다. 이에 검찰은 일본 정부에 사법공조를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채 사장이 롯데그룹의 재무책임자로 재직했던 2011년부터 롯데쇼핑은 중국 진출을 위해 수조원을 들여 중국 내 유통채널 업체들을 M&A했다. 또 롯데그룹의 화학계열사 중심 기업인 롯데케미칼은 우즈베키스탄, 북미 등 해외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한편 채 사장의 소환은 롯데그룹의 가신 3인방으로 불리는 이인원 그룹 정책본부장(69·부회장),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66·사장),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61·사장)의 소환을 앞둔 사전 조사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 중 황 사장은 롯데그룹의 국내외 M&A를 주도하며 현재의 롯데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만큼, 해외 비자금 수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롯데그룹 ‘가신 3인방’은 롯데케미칼의 250억원대 소송사기와는 별개의 건으로 조만간 소환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