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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7일 광화문 서울정부청사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금융권별 대책회의’를 열고 “금융시장에 과도한 변동성이 지속된다면 선제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를 과감하게 시행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임 위원장을 비롯해 진웅섭 금융감독원장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이창수 생명보험협회장, 정남식 손해보험협회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김덕수 여신전문금융협회장,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이 참석해 브렉시트 관련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금융권역별 대응방향 등을 논의했다.
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금융시장의 안정과 실물부문에 대한 차질없는 자금공급 등을 위해 각 금융협회별 당부 사항을 전달했다. 특히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및 외화차입 여건 변화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임 위원장은 “브렉시트와 관련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국내 은행들은 지역별 외화차입금, 대외 익스포져(위험 노출액) 관련 특이동향 등을 면밀하게 점검해야 한다”며 “앞으로 금감원을 중심으로 외화자금시장 관련 특이사항을 일별로 점검하고 필요시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투자업에 대해서는 우선 오는 30일부터 시행되는 ‘공매도 잔고 공시제도’를 차질없이 도입할 것을 당부했다. 임 위원장은 “투자자들이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각 금융협회는 금융회사들이 시장 심리를 악화시키거나, 투자자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율적인 규율을 강화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험사와 증권사들에게는 해외 자산가치 하락으로 인한 자산회수율 감소 등의 외화유동성 위험을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여신전문금융사도 외화부채의 차환율 하락 등에 대비해 외화부채 만기도래 규모 등을 철저히 점검하고 관리토록 했다.
실물경제에 대해서는 환율 급등과 엔고 현상으로 자금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에 대한 지원책 강구를 주문했다. 투자손실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큰 취약계층에 대해서도 지원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임 위원장은 “일시적 어려움에 처한 기업에 대해서는 대출 만기연장, 무역대금 관련 금융지원 등을 적극 검토해달라”며 “구조조정 기업들에 대해서도 현재 추진중인 자구계획의 이행상황을 점검하되 기업들의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막거나 구조조정 과정에 혼란을 발생시키는 일이 없도록 여신운용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취약계층일수록 시장 상황에 대한 정보와 인식이 부족할 수 있고 심리적 불안감이 클 수 있다”며 “작은 자산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전부일 수 있고 손실에 대한 체감도는 다를 수 있으니 중금리 대출, 정책금융 지원, 채무 재조정 등 모든 가용수단을 통해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 위원장은 브렉시트와 관련, 국내 금융시장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우리나라의 대(對) 영국 무역비중이 지난해 연간 기준 1.4%로 낮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임 위원장은 “영국과 실물부문 연계가 크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영국과 EU와의 무역 연계정도에 따라 국가별로 영향이 차별적·점진적으로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브렉시트 결정이 난 것일 뿐 즉각적으로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EU 규약에 따르면 2년 내 탈퇴 협상이 이뤄져야 하긴 하지만 각국 정상들의 동의로 협상기간 연장도 가능하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실제 일각에서는 영국이 온전히 EU에서 탈퇴하기까지는 5년여가 넘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무역 등 실물부문에 직접적인 영향이 발생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고 이에 대비한 국제적인 공조도 이뤄지면 충격은 다소 누그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