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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AI 시장 규모는 전체의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270억달러(약 150조8700억원)에서 2017년 약 1650억달러로 연평균 14.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AI 시장의 성장률은 이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장기 청사진, 국내 기업의 인공지능 관련 투자 모두 글로벌 선두그룹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의 AI 산업 육성 정책은 착수시점 및 투자 규모 모두 선도국과 비교할 때 많이 뒤처져 있다. 정부는 2013년부터 AI 관련 부문 투자에 10년 간 총 38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지만, 같은 기간 미국(약 3조2800억원), 유럽연합(EU, 약 1조3700억원), 일본(1조180억원) 등 주요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기업의 투자규모도 글로벌기업 대비 낮은 수준이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2014년부터 AI부문 투자를 본격화해 현재까지 약 1000억원을 투입했다. 이번에 알파고를 선보인 구글이 2001년부터 총 280억달러를 투자한 것과 대비된다.
장기 청사진 부재도 문제다. 우리나라는 AI에 앞서 로봇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했음에도 장기 청사진 부재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경험이 있다. 정책협의회 부재에 따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상설 컨트롤타워로 ‘로봇정책실무협의회’ 신설 방안이 제시된 바 있지만 1차 기본계획으로부터 설치까지 5년여가 걸렸다. 협의회 의장도 장관급이 아닌 차관급으로 결정됐다. 예산도 소관부서별로 따로 배정돼 범부처 역량 결집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방로봇, 우주탐사로봇 등 극한 환경 작업용 로봇시장을 주도하면서 건강·의료용 분야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미국, 2014년 9월 총리 직속기구로 ‘로봇혁명 실현 회의’를 설치해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로봇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목표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일본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이밖에 기초과학 및 벤처투자에 소극적인 사회 분위기, 우수 이공계 인력의 의료·법조계 편중현상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실제 우리나라 인공지능 소프트웨어(SW) 기술은 최고기술국 대비 75.0% 수준, 인공지능 응용 SW 기술은 74.0% 수준으로 조사돼 주요 선진국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 등록된 인공지능 관련 특허 1만1613건 중 한국인이 보유한 특허는 306건으로 전체의 3%에 불과하며 이는 미국의 20분의 1, 일본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의 우리 시스템으로는 (AI 산업 경쟁력 확보가)어려울 것 같다”며 “연구자들 수준이 전반적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관련기사 2면,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