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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생명의 단검’ 소장 유저, 거래 사기로 아이템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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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영 플레이포럼 기자

승인 : 2016. 02. 11. 17:53

허위 입금 문자에 고스란히 아이템 넘겨
▲ 빈티지 프로젝트로 전설급 아이템으로 탈바꿈한 '생명의 단검'

리니지에서 희귀 혈액 수혈로 특별히 지급된 ‘생명의 단검’. 최근 소장한 유저가 거래 사기로 아이템을 잃어버렸다.

지난 10일, 조우 서버 ‘앤드오브조우’ 유저는 ’10생명의 단검에 대해 알려드립니다’라는 글을 리니지 공식 홈페이지에 커뮤니티 게시판에 게재했다. 게재된 글에 따르면 자신이 소유한 ‘+9 생명의 단검’을 4500만원에 현금 거래 시도하다가 사기로 잃어버렸다는 것.

본래 ‘생명의 검’이었던 ‘생명의 단검’은 지난해 12월 16일 빈티지 프로젝트를 통해 한손검에서 단검으로 탈바꿈했고, 공격력 또한 대폭 상승해 ‘진명황의 집행검’ 이상의 가치를 지닌 유니크한 무기다.

‘생명의 검’은 지난 2001년 8월 31일 인천의 한 병원에서 희귀 혈액(RH-O)을 수혈받지 못해 생명이 위태로운 처지에 놓여있었던 환자에게 긴급 수혈한 리니지 조우 서버의 유저에게 엔씨소프트가 당시 48개 서버 중 유일한 무기를 지급했다. 게임 내에서 어떠한 방법으로도 얻을 수 없고, 최근 진행된 프로모션으로만 얻을 수 있어 현재까지 전체 서버에 극소수만 존재한다.

▲ 희귀 혈액을 제공한 유저에게 지급된 '생명의 검'

최초 희귀 혈액을 수혈한 유저는 리니지를 떠나면서 게임 내 알던 친구에게 ‘생명의 검’을 팔았고, 그 후 ‘생명의 검’은 조우 서버 내에서 정처 없이 떠돌다 ‘엔드오브조우’ 유저의 아버지가 당시 4000만 아데나에 구매하면서 이동을 멈췄다. ‘생명의 검’은 그 시기에 ‘싸울아비 장검’이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어 개인 소장용 아이템으로 고스란히 창고에 맡겨진 채 빛을 보지 못 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12월 16일 빈티지 프로젝트로 생명의 검, 포르세의 검, 드래곤 슬레이어 등 10여 종의 아이템이 새로운 전설급 가치를 부여받았다. 그 중 리뉴얼로 대폭 성능이 향상된 ‘생명의 단검’은 바로 소장한 유저가 바로 나타날 것처럼 보였지만, 한 달 가량 소장한 유저의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생명의 단검’을 소장하고 있었던 ‘엔드오브조우’ 유저가 빈티지 프로젝트 내용을 알지 못했고, 해당 유저는 올해 1월 경 인터넷 방송을 통해 소식을 접하고 모바일로 부랴부랴 확인하니 ‘생명의 검’에서 ‘생명의 단검’으로 바뀐 것을 볼 수 있었다.

지난 1월 19일 ‘엔드오브조우’로 공식 홈페이지에 ‘생명의 단검’을 보유한 사진을 게재했지만 삭제되어 ‘흠짓’으로 다시 인증했고, 다시 빛을 본 ‘생명의 단검’은 리니지 유저들에게 관심 대상 1호로 꼽힐 만큼 시선을 모았다. 그 성능은 3500만원을 육박하는 전설급 무기 ‘바람칼날의 단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 홈페이지에 ‘생명의 단검’ 보유를 인증한 ‘엔드오브조우’ 유저에게 구매 의사를 타진하는 유저들에게 잔뜩 구애 편지를 받았고, 다시 시작한 리니지는 ‘엔드오브조우’ 유저에게 변해도 너무 변했고 어려워도 너무 어려워 결국 ‘생명의 단검’ 현금 판매를 결심하게 만든다. 그와 함께 리니지를 즐겨온 그의 아버지도 건강상 게임을 하지 못해 판매를 허락한다.

9까지 인챈트 된 ‘생명의 단검’. ‘엔드오브조우’ 유저가 판매 의향을 밝히자 전체 서버에 극소수 뿐인 희소성까지 더해져 가격은 천정부지로 솟아올랐고, 진명황의 집행검보다 1000만원이나 비싼 4500만원에 ‘내OOO’가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 피해자가 받은 생명의 단검 구매 편지

‘내OOO’의 설계는 치밀했다. 오랜만에 리니지로 돌아온 ‘엔드오브조우’에게 봉인해제 주문서 신청과 방법까지 친절히 알려주어 안심하게 만들었고, 게임 내 교환창에 ‘생명의 단검’을 올린 채 계좌번호와 계좌 잔액을 알려달라고 한 뒤 곧 입금한다고 통보했다.

곧이어 도착한 문자 메시지 ‘[Web 발신] 1/20 신OO 전자금융입금 45,000,000. 잔액 46,XXX,XXX’. 초보적인 사기 수법에 ‘엔드오브조우’ 유저는 문자만 보고 곧이곧대로 믿고 아이템을 넘겨주었다. 하지만 웹에서 확인한 계좌 입금 내역에서는 그런 내용이 존재하지 않았다.

▲ 피해자가 받은 문자 메시지. 실제 입금은 없었다

이제야 사기를 당한 것을 깨달은 ‘엔드오브조우’ 유저는 다급함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킹 신고를 했더니 동일한 IP로 나오기 때문에 기각 처리됐고, 사기 신고를 했더니 게임 내 채팅 로그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도 역시 기각 처리됐다.

마지막으로 그는 1월 25일 안성 경찰서 사이버수사대를 찾아 피해 입은 사실과 전화 통화 및 문자 내용, 게임 편지 등을 증거자료로 제출하면서 정식 수사 요청을 했다. 하지만 경찰서에서 며칠 뒤 걸려온 전화는 그를 더욱 낙담하게 만들었다. 그에게 전화를 걸어온 ‘내OOO’의 번호는 외국인 명의로 된 선불폰이기 때문에 찾을 수 없다는 것.

‘엔드오브조우’ 유저는 “게임 아이템을 현금화하려고 한 것은 실수이긴 하지만 초보적인 유저를 기망하고 ‘생명의 단검’을 편취한 ‘내OOO’이 여기저기에서 판매 시도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엔씨소프트 측도 도움을 줄 수 없고, 사법기관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보니 서운하다”고 심정을 털어놨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운영정책에 의거하여 사기와 관련된 아이템에 대해 복구를 지원하고 있다”며 “해당 신고건은 아이템 이동 과정 중 사기로 판단할 만한 채팅 로그가 확인되지 않는다. 사기 신고센터에 접수되는 사건 중 게임 기록상 기망 행위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 신고건에 대해서는 동일하게 처리가 되고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으로 말을 아꼈다.

(이 기사는 플레이포럼(http://www.playforum.net) 황대영 기자가 보내준 것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황대영 플레이포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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