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중년의 가슴통증…‘협심증→심근경색’ 위험 신호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51215010010423

글자크기

닫기

전희진 기자

승인 : 2015. 12. 16. 06:00

통증 느끼면 즉시 병원으로…혈당·혈압·비만·흡연 등 위험요소 관리로 예방
100세_심장
중년이 되면 크고 작은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관절염처럼 장기의 노화로 나타나는 통증이 있는가 하면, 무시하고 지나치면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통증도 있다.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인 통증은 심장질환의 전조증상인 가슴통증(흉통)이다.

가슴통증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 때문에 유발된다. 동맥의 수축과 협착으로 인해 혈액 유입이 어려워 일어나는 혈행장애를 허혈이라고 한다. 특히 심장질환자들에게 겨울은 가장 무서운 계절이다.

한상진 한림대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찬 공기로 인해 혈관(동맥)이 수축되고 혈류량이 감소하면 심장으로 공급되는 산소가 줄어들게 된다”며 “이는 혈압 상승을 유발하고 결국 혈관에 부담을 주게 돼 심장질환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기상시간인 아침이 더 위험하다. 일어나자마자 찬 공기에 노출되면 심장에 무리가 오고 이로 인해 흉통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요즘 같은 추운 날씨에 느끼는 가슴통증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의 위험신호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심장근육이 혈액 공급받지 못하면 흉통 생겨
협심증은 심장근육에 허혈이 있어 흉통 등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근경색은 심장근육으로 가는 피가 완전히 차단되면서 심장근육이 죽는 것을 말한다. 협심증은 심근경색의 전조증상인 셈이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주요 원인은 공통적으로 동맥경화다. 이는 우리 몸 혈관의 안쪽 벽에 노폐물이 달라붙어 염증을 유발해 혈관이 점차 좁아지게 되는 현상이다.

심장근육에 직접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관상동맥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관상동맥에 동맥경화가 생겨서 혈관이 많이 좁아지게 되면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협심증이 생기게 되고, 심한 경우 혈관이 급작스럽게 막혀 심근경색이 발생한다. 일종의 노화 현상이므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 빈도가 증가하게 된다.

협심증에 의한 가슴통증은 주로 운동 시 발생하고 가슴 좌측 또는 중앙부에서 뻐근한 통증을 느낀다. 초기에는 심한 운동 등 심장이 혈액을 많이 필요로 할 때 증세가 나타나지만 점차 적은 양의 운동에도 흉통이 발생하게 된다.

문제는 협심증이 자주 일어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 바로 통증이 사라지기 쉬워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평소 동맥이 좁아져 있더라도 혈관 전체 면적의 30% 정도만 뚫려 있으면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낼 수 있어서다.

심근경색의 경우 혈액공급이 완전히 차단되므로 가만히 쉬어도 통증이 없어지지 않고 지속된다. ‘가슴이 조금 아프다’ 정도가 아니라 쥐어짜는 것 같은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통증은 앉아 있거나 자다가도 갑자기 발생하며 30분 이상 계속되고 참을 수 없이 극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응급실로 오는 고령의 환자 중에는 진통제나 우황청심환 등을 복용하고 참다가 결국 심부전 상태가 돼 호흡곤란과 부종 증상으로 병원에 오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중년기 여성 심혈관 질환자는 피로감·우울함·메스꺼움·숨이 찬 증상·소화불량 등을 겪는 폐경기증후군과 혼동해 치료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상당수 폐경기 여성들이 가슴이 답답하거나 호흡이 곤란한 심장질환 증세를 폐경기 증세로 오인해 통증을 방치한다.

◇3시간 내 치료가 생사를 가른다
운동 중에 가슴통증을 느꼈다면 운동을 그만뒀을 때 통증이 가라앉는다고 해서 안심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운동하다가 나타난 가슴통증은 전형적인 급성심근경색(심장마비)의 전조증상이다. 또한 잠시라도 심한 가슴통증을 느꼈다면 지체 없이 의사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한 경우 생존율은 얼마나 빨리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는가에 달려 있다.

심장근육으로의 혈액 공급이 완전히 차단된 상태가 30분 이상 지속되면 심장근육이 손상을 입게 된다. 6~12시간이 지나게 되면 혈액 공급이 차단된 부위의 심장근육은 영구적으로 손상을 입는다.

의학계에 따르면 심근경색 치료의 ‘골든타임’은 증세가 나타난 이후 3시간 이내다. 통증을 느낄 때 병원에 가면 90% 이상 생존 가능하고, 통증을 느낀 후 8시간 안에 치료를 받으면 사망률이 반으로 줄어든다.

12시간이 지난 후 병원을 찾으면 혈관을 뚫거나 혈전용해제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이미 죽은 심장근육을 살리기는 힘들다. 이미 죽은 심장세포는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거나 사망하기 쉽다.

예방이 최선이다. 생활습관을 조금만 바꿔도 충분하다. 고혈압·당뇨·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고 금연과 비만 관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식습관을 개선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병 및 비만이 있거나 흡연을 하면서 가족 중 심장질환자가 있을 때 흉통 증상이 생기면 전문의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가정의학과 구진남 과장은 “당뇨병 환자나 고령층인 경우 신경이 둔해져 초기에 통증을 느끼지 못하다가 중증으로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며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높은 경우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 등 조기 심장검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협심증 또는 심근경색으로 치료받은 전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겨울철 아침운동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외출하는 경우라면 몸을 의복과 방한용구로 따뜻하게 감싸고 나가야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전희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