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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재테크]경매 vs 급매 투자 뭐가 더 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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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택 기자

승인 : 2015. 11. 26. 14:46

부동산칼럼_윤재호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
# 지난 11월 초 서울동부지법 경매 입찰법정. 가을 끝자락의 쌀쌀한 날씨지만 경매장에는 매수 희망자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아파트·단독·상가 등 36건이 입찰에 부쳐져 그중 9건이 주인을 찾았다.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물건은 송파구 석촌동의 S빌라 64㎡ 다세대. 3억3000만원에서 한 차례 떨어져 2억6400만원의 가격으로 경매시장에 등장했다. 18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3억4489만원에 팔려 나갔다. 낙찰가율은 105%에 달했다.

아파트 분양시장 못지않게 부동산 경매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전세난에 지친 수요자들이 경매시장을 노크하면서 아파트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서는 경우도 흔해졌다. 경매시장이 과열되다 보니 아파트 경매와 급매물 투자를 사이에 두고 고민하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가을 이사 철이 시작된 9월 기준 서울, 수도권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96%로 8월(92%)보다 4%포인트 올랐다. 2007년 이후 최고치로 감정가 수준에 모두 팔려나가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경매 투자 ‘열기’ 전망
서울은 경매 열기가 더욱 뜨겁다. 하반기까지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90.8%로 지난해 같은 기간(85.4%)보다 5.4%포인트 상승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권 낙찰가율이 부쩍 높았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만 놓고 보면 9월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섰다.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섰다는 건 낙찰가격이 감정가격보다 오히려 높을 정도로 경매 열기가 뜨겁다는 의미다.

낙찰 경쟁도 갈수록 심해지는 모습이다. 수요는 늘었지만 오히려 물건 수는 줄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까지 서울 아파트 경매에 나온 물건은 276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59건과 비교해 35%나 감소했다. 그러나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은 치솟고 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상당수 경매 물건이 찬밥 신세였지만 요즘에는 물건 중 절반 이상이 쉽게 팔려나가는 분위기다.
특히 요즘 경매시장에선 경매 1회 차에 유찰 없이 바로 낙찰되는 ‘신규 낙찰’이 증가한 것도 눈길을 끈다. 하반기 강남 3구 아파트 낙찰건수(25건) 중 신건이 12건으로 절반에 육박할 정도다. 보통 경매시장에서는 한 번 이상 유찰돼 가격이 떨어진 매물을 찾는 경우가 많지만 요즘에는 신건부터 낙찰 받으려는 수요가 급증했다. 가격을 따지기보다는 물건 자체 경쟁력을 높게 보고 있는 셈이다.

일단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매매로 눈을 돌리면서 한 푼이라도 싸게 사려고 경매시장에 몰린 영향이 크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올 1분기 3.3㎡당 1049만원에서 3분기 1158만원으로 10% 넘게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2.4%에 불과했던 걸 감안하면 큰 폭의 상승세다. 치솟은 전셋값 탓에 아예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경매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다.

올 하반기 경매시장 평균 응찰자 수는 8.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9명)보다 급증했다. 주택 거래가 늘고 전세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어떻게든 값싼 주택을 구입하려는 기대 속에 경매 입찰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금액대별로 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 수준인 3억~4억 원대 경매 물건은 10대 1로 가장 높았다. 감정가 3~4억 원 아파트가 인기를 끈 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지긋지긋한 전세난을 피해 아파트 경매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자가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경매로 넘어오는 물건은 줄었지만 오히려 경매 대기 수요는 급증해 법원 경매 물건마다 높은 경쟁률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정부가 재개발, 재건축 규제를 대거 푼 데다 분양시장이 호황이라 분양시장에서 경매시장으로 투자 열기가 이어졌다. 경매는 매매시장 선행지표인 만큼 앞으로도 아파트 매매가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매 투자 열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낙찰가 90% 넘어서면 ‘급매’ 유리할 수도
낙찰가가 치솟으면서 실수요자들의 고민은 더욱 커졌다. 감정가보다 저렴한 매물을 기대했던 경매 입찰자 입장에서는 차라리 급매물 구입을 고려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래도 경매 투자를 고려한다면 시세차익을 위해 어느 지역을 눈여겨봐야 할까. 급매물은 대체로 서울 도심 역세권에 위치한 대단지 소형 평형 아파트가 유리하다. 부동산 경기가 한풀 꺾여도 수도권 외곽 대형 평형에 비해 집값 하락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경매 시장에선 중소형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도봉구를 관할하는 서울북부지법, 일산신도시 파주를 담당하는 고양지원과 수원지법 경매 매물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 등장하는 경매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3억 원대 이하, 85㎡ 이하 아파트가 상당수다. 또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70~90%대로 높아 투자 부담이 크지 않은데다 월세를 놓으면 연 4~5%가량 임대수익을 얻는 점도 매력이다.

아파트 경매 물건을 고를 때 단순히 전세가율 높은 지역만 선택할 게 아니라 상가나 오피스텔처럼 월세 시세도 높은 지역을 찾는 게 유리하다.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월세시대가 도래하는 만큼 해당 아파트 매매 시세와 함께 월세 수익률을 따져보고 낙찰 받는 게 좋다. 투자금액이 크다면 경매에서 인기몰이 중인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노려봄직하다. 강남 3구 집값도 고점에 근접할 정도로 상승세라 투자 메리트가 있다는 전망이다.

경매 투자에 나설 때는 기존 시세와 감정가를 비교해 봐야 한다. 경매·급매 시세를 비교해가며 투자시기를 정해야 한다. 급매 가격이 들쭉날쭉한 만큼 경매 가격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점검해야 한다. 시장에는 급매가 의외로 많아서 시세상승 여력이 충분한 매물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특히 급매를 잡는 노하우를 안다면 더 싸게 잡을 수 있다. 특히 요즘같이 앞날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는 불황을 이기는 경쟁력 있는 매물을 찾는 게 중요하다.

경매시장이 과열 단계에 진입한 만큼 경매시장에서 한발 빼는 것도 요령이다. 낙찰가율이 90%를 넘을 때는 차라리 기존 아파트 급매물이나 가격을 할인하는 미분양 물량을 노리는 게 현명한 전략이다. 그럼에도 경매를 고집한다면 추격 매수보다는 경매 기준가격을 정한 후 낮은 값에 여러 번 입찰하는 전략도 괜찮다. 급하지 않다면 경매 물건이 풍부해져 낙찰가율의 거품이 빠질 것으로 보이는 내년 하반기쯤 경매 투자를 저울질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송영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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