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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조선 빅3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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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혁 기자

승인 : 2015. 09. 30. 06:00

신규 수주 목표액 절반 못미쳐
현대중공업은 노조리스크 발목
삼성중공업 FLNG
삼성중공업이 로열더치셸로부터 수주한 FLNG 이미지.
지난 2분기 5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낸 조선업계 빅3가 경영정상화를 위해 매진하고 있지만 상황이 반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일감 부족으로, 이들 기업의 올해 신규 수주 실적은 연간 목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여기에 업계 맏형인 현대중공업은 ‘노조 리스크’에 발목을 잡힌 상황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올해(3분기 말 현재) 수주 실적은 39억달러로 목표치인 130억달러의 30%에 그쳤다. 특히 2분기 3조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해외 선주들의 신뢰가 하락하면서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두 달 동안 초대형 LPG운반선(VLGC) 2척을 수주하는 데 그쳤고, 신용 하락으로 인해 선박제작 비용을 확보하는 데에도 애를 먹고 있다. 지난 6월 덴마크 머스크라인으로부터 수주한 18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콘테이너선 11척의 제작비용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의 신용등급을 문제 삼아 선수금 900억원 중 일부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말 현재 90억달러를 수주해 수주목표 191억달러의 47.1%를 채웠다. 조선분야에서만 78억달러를 수주했고, 저유가로 인해 발주가 줄어든 해양플랜트 시장에서는 여전히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현대중공업은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임단협 타결을 보지 못했다. 노사 양측은 추석을 앞둔 지난 21일과 23일 연이어 교섭을 진행했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노사는 추석 이후에도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10월에는 차기 노조위원장 선거가 예정돼 있어 협상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98억달러의 수주실적을 거둬 수주목표인 150억달러의 65.3%를 달성했다. 3사 중에선 가장 양호한 성적이지만 이중 47억달러가량이 기본설계를 마친 후 발주처로부터 공사진행통보를 받아야 건조를 시작할 수 있는 ‘조건부 계약’이어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조선 3사의 수주 가뭄은 4분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저유가로 인해 시추선 등 해양플랜트 발주가 씨가 말랐고, 경기 불황으로 상선 발주도 단기간 내에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는 한 수주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수주보다는 내부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정상화 기틀을 다지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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