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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폭스바겐 사태 2년전 이미 경고...업계 로비로 감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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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아 기자

승인 : 2015. 09. 27. 14:27

volkswagen
출처=/연합뉴스
폭스바겐의 디젤차 배출가스 시스템 조작사태 2년 전에 유럽연합(EU)이 폭스바겐에 위험성을 인식하고 이를 경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EU가 가스 배출량 눈속임에 쓰이는 ‘차단 장치’(Defeat Device)를 2007년에 금지하고도 업계의 로비 때문에 이를 제대로 감시하는 데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산하 연구소인 합동연구센터(JRC)는 2013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디젤차량의 배출가스 시스템이 ‘차단 장치’를 통해 조작돼 검사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합동연구센터는 보고서에서 “현재의 배출가스 검사에서는 차단 장치로 가스 배출 조절 시스템을 활성화하거나 조절·지연·비활성화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점이 검사 때는 시스템 효율성을 높이고 평상시 운전 중에는 효율성을 낮추는 등의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검사 체계는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센터는 또 “현대 경량형 차량에서는 각종 센서와 전자부품을 이용해 실험실 배출가스 검사 시작 여부를 감지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을 이용한 조작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실험실이 아닌 도로검사를 거치도록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센터는 한발 더 나아가 디젤차량들의 배출가스 검사를 도로상에서 자체 실시한 결과 해당 차량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환경기준을 초과한 것을 발견했다면서 “도로 검사 방식을 통해 형식적인 현재 검사 과정의 취약점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시스템 조작장치를 이용해 검사 데이터를 왜곡한 수법과 실험실 검사의 허점이 보고서에 고스란히 언급됐으나 EU는 사태를 방지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EU는 또 문제의 ‘차단 장치’를 이미 8년 전인 2007년에 금지하고도 폭스바겐이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배출가스 시스템을 조작하는 것을 방지하지 못했다고 FT는 밝혔다.

FT는 EU가 디젤차량 배출가스와 관련한 개혁과 대응에 실패한 것이 자동차 업계의 강력한 로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디젤차량 업계는 EU를 상대로 로비를 펼치는 데에 지난해에만 1850만 유로(약 246억원)를 들였으며 로비스트도 184명이나 고용했다.

앞서 영국 교통부도 지난해 10월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에 대한 증거를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전달받고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FT는 이처럼 개별 국가와 EU 차원의 감시체계에 모두 ‘구멍’이 뚫렸으나 양측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고 꼬집었다.

스웨덴 온건당 출신의 유럽의회 의원 크리스토퍼 피옐네르는 “(조작 사태를) 방지할 시스템이 있었다는 점에서 EU 집행위원회에 책임이 있다”며 “EU가 개별 회원국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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