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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36.5℃] 푸드테크 확대 새 비전 제시·공생 모색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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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기자

승인 : 2015. 08. 24. 06:00

'경영하는 디자이너'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고객사 상생과 함께 푸트테크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송의주 기자
 배달음식을 시켜먹지 않아도 배달의민족’(배민)은 이제 대부분 안다. 류승룡을 앞세운 재기발랄한 광고 영향도 있을테고, 여기저기 혁신을 앞세워 소개도 많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바로결제)수수료 0%’로 화제가 됐다. 전체 매출의 30%를 포기하면서 고객(만족)을 늘리는 게 우선이라니 속내에 대한 여러 분석도 나왔다. ‘동네 배달 오토바이 10대 중 한 대가 배민’ ‘배민 앱을 통해 하루 약 60만 마리의 닭들이 죽어나간다’... 배달 시장 1위 배달의민족 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를 석촌호수가 처럼 보이는 석촌동 본사에서 만났다. 왜 직원들이 이곳을 네버랜드라고 부르는지, 직접 방문해보면 안다.

 

우아한형제들
이날 인터뷰가 이뤄진 우아한형제들 10층의 이른바 '피터팬의 다락방'. 왼쪽 통창을 통해 석촌호수와 놀이동산, 제2롯데월드가 '뷰( View)'처럼 펼쳐진다. /사진=우아한형제들
키치패러디 브랜드의 고속 성장

 

지난 15일 방영된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는 그 자체 감동을 주었다. 특히 정준하씨가 멀리 가봉의 아들을 찾아가 어머니 손맛이 담긴 만두와 되비지를 전달했을 때 보여준 뜨거운 눈물은 오랫동안 감동으로 남았다.

 

배달의민족은 이 프로그램에 PPL(Product Placement)로 참여했다. 간접광고인 셈인데, 프로그램 이름부터, 배달통과 배달통을 뒤에 진 오토바이 등을 통해 누구나 배달의민족을 떠올릴 수 있을 터였다. 김봉진 대표는 마침 무도 그 편을 못봤다는 기자에게 "꼭 보라"고 권했다. 지난 22일 재방송으로 무도를 봤을 때 왜 그런 주문을 했는지를 알았다. '감동', 정준하편을 보면서 김 대표는 어쩌면 배달의민족이 실현하고 싶은 '고객 감동'을 얘기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상생을 위한 지름길이기도 하다. "사장님들이 안정적으로 돈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는 김 대표의 바람은 그 연장선인 셈이다.

 

배달의민족은 이른바 '키치''패러디' 'B'을 표방하며 5년 전 출범했다. 2010625. "치킨 배달이 급증한다"는 국가대표 축구경기(2010FIFA월드컵 조별예선 마지막 날)가 있던 날이었고, 그에 맞춰 앱을 처음 선보였다. 6개월간의 준비를 거친 뒤였다.

 

'배달앱'이었을까? 아이폰이 국내 처음 들어올 당시 IT 분야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으로 어떤 서비스를 할 수 있을까 많은 얘기를 했다. 당시 IT에 몸담고 있던 김 대표도 그중 하나였고, 주변에 흔한 전단지를 보며 IT 접목을 생각했단다. "IT가 발전했음에도 왜 배달 광고 시장은 전단지에 의존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될까"하는 데 생각이 미쳤다.도 왜 배달 광고 시장은 전단지에 의존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될까"하는 데 생각이 미쳤다.

 

"스마트폰은 스마트한 전화기쟎아요. 로그 데이터가 쌓여요. 그 전에는 KT로 대표되는 유선망, 네이버로 통칭되는 인터넷망 이런 식으로 고객 접점(네트워크)이 이원화돼 있었지만, 스마트폰은 이를 둘 다 이용하는 비즈니스가 가능했고, 이를 배달음식 시장에 접목시켜보자 생각했죠."

 

한번도 배달음식 카테고리가 브랜드화한 적 없다는 점 또한 디자이너 출신 김 대표를 자극했다. "조금만 손봐주면 재밌는 사업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 섰다. 물론 배달의민족이 배달앱 처음은 아니었다. 출시 당시에도 배달통 등 기존 배달 앱이 열 몇개쯤 있었다.

 

김 대표와 앞서 두 번 함께 일했던 개발자인 그의 셋째형(김광수. 지금은 다른 사업 중)을 포함, 6명이 의기투합했다. 모두가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었고, 김 대표만 모두를 알았다. 준비과정에서 함께 모인 적 없던 이들은 서비스 론칭 후 삼겹살 먹으러 가서 모두 첫 인사를 했다고.

 

일종의 버추얼팀으로서 회의는 네이트온의 다자간 채팅이나 스카이프 화상통화, 스크린 공유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뤄졌다. 주말에는 몇몇이 모여 카페에서 작업을 했다. 아이폰이 막 들어오기 전이라 아이팟터치로 스터디가 이뤄졌다.

 

"카페베네 답십리점에서 주로 회의가 이뤄졌어요. 코드가 맥북에서 작업하도록 돼 있어 맥북으로만 작업했어요. 그때 어렵게 아이패드도 구했고, 맥북과 아이패드, 아이폰, 아이팟터치로 일을 하고 있으니 주변 사람들이 엄청 쳐다봤던 기억이 나요. 지금은 애플 제품이 흔해졌지만, 그때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재밌었어요."

 

김 대표는 이때 네오위즈를 거쳐 네이버(NHN)에 몸담고 있었다. 이미 IT 분야 10년 넘게 일하면서 'IT하는 디자이너'로서 관심도 많이 받았다. 디자이너이다 보니 애플의 제품 등에도 관심이 많았다.

 

쓰레기통 뒤져 전단지 DB 확보 '이제 경쟁력'

 

막상 배민 앱을 내놓고도 사업이란 생각을 못했던 그들은 한동안 이를 두고 봤다고. 당시 개인개발자들이 유행하던 때였다. '서울버스' 앱이 대표적이었고, 앱 개발만으로 1억원을 벌었다는 개인 개발자가 회자될 정도.

 

본격적으로 배민에 뛰어든 게 그해 10월께. 개인사업자로 우아한형제들을 설립했다. 서비스 초기, 가장 어려운 건 수입이 없다는 점이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이 일에 매달렸지만 1년 반 동안 고생도 많았다. 이듬해 첫 투자를 받았지만, 그것이 매출로 이어지진 않았다. 수익이 없으니 월급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제대로 월급을 가져가기 시작한 게 2012년부터였다.

 

"당시 사람들 반응이 '재밌긴 한데 어차피 대기업이 하면 끝 아닌가'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경쟁 앱도 우후죽순 생겨났죠. '네이버보다 뭘 더 잘할까' 고민하다가 살아있는 시장 정보를 모으기로 했어요. 전단지를 얻고자쓰레기통도 뒤졌고, 재활용센터에도 갔죠. 구하는대로 스캔해서 데이터베이스에 넣었습니다."

 

그때 고생하는 사위 수고를 덜어주겠다며 전단지 책자도 모아주신 장인어른은 지금도 집에 가면 모아놓은 전단지를 주신단다.

 

그렇게 DB를 확보했다. 지금은 창업 후 자료를 보내주지만, 알려지기 전에는 그렇게 개인과 개인의 수고를 묶는 수밖에 없었다. 이게 곧 배민의 경쟁력이자 자산이 됐다. 현재 DB는 대략 12~14만개. 개·폐업을 감안하면 이쪽 시장 규모는 대략 그 수준이라고. 한달 동안 이용자 연결이 안되면 서버가 이를 자동 체크하고 본사에서 직접 확인 전화를 넣어 폐업이 확인되면 리스트에서 뺀다.

 

배달음식은 다 취급한다. 지난 6월부터는 외식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를 통해 배달 안되던 음식 배달도 시작했다. 송파에서 20명이 라이더스로 활동하고 있고, 8월말에는 강남점도 새로 연다. '우아한청년들'에 의해 별도 센터로 운영되며 오토바이를 이용한다.('배달의 무도'에 등장한 바로 그 오토바이다)

 

배달의민족은 창업 4년만에 국내 배달 앱 1위로 우뚝 섰다. 누적 다운로드 수는 1500만건을 넘었으며, 월간 순방문자 300만명, 월간 주문건수는 이미 지난해말 520만건에 달한다. 일전에 한 인터뷰에서 김 대표는 "우리 앱을 통해 하루 약 60만 마리의 닭들이 죽어나가고 있더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올 연말 최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국내 배달 시장에서 연말 거래금액 기준 17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했다. 물론 국내 시장 규모는 경쟁사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다.

 

'수수료 0%' 매출 대신 고객 선택 '파격'

 

그동안 배달 앱들의 수수료는 소상공인 입장에서 '추가비용'으로 여겨져 논란이 돼 왔다. 효과를 장담할 수 없는 전단지 의존도를 낮추고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한 '' 활용을 권장하지만, 여전히 전단지 광고를 포기하지 못하는 배달음식점들의 볼멘 소리도 계속 됐다.

 

배민 앱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단지 혹은 앱 광고 효과를 잘 따져서 본인 한도 내 적절히 배정해 썼으며 좋겠다"는 게 김 대표의 바람이지만, 여전한 전단지 의존도 앞에서는 쉽게 무력해졌다. 김 대표의 고민도 깊어졌다.

 

배달의민족이 지난 728일 전격 발표한 '바로결제 수수료 0%' 방침은 업계에서는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무한경쟁의 신호탄이란 지적도 있었다. 이날 김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배달의민족은 그동안 업주의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바로결제 수수료를 낮추려는 노력을 했으며, 이번 결정은 이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 1년간 노력한 결과 평균 9.5%였던 배민 수수료는 지난 7월 기준 6.47%까지 낮췄다고. 이날 발표대로 배달의민족은 지난 81일부터 앱에서 직접 결제하는 바로결제의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관련기사: 배달의민족 수수료 낮춘다···‘바로결제 수수료 0%)

 

김 대표는 이러한 결정이 회사가 한단계 더 나아가기 위한 필수선택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를 새로운 비전으로 자체 외식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 신선식품 새벽 배달 서비스 배민FRESH(구 덤앤더머스)’를 필두로 종합 푸드테크 그룹 도약을 공언한 상태.

 

자체 배달인력을 갖춘 외식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는 지난 6월 설립됐다. 송파점에 이어 8월말 강남점 오픈 예정이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치킨, 피자, 짜장면을 넘어서 맛있는, 좋은 음식 서비스를 하고 싶어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란 비전도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수수료 이슈가 발목을 잡는 거예요. 새로 론칭한 배민FRESH, 배민라이더스 등 하부 브랜드가 다 영향을 받아요. 이게 브랜드 성장에 걸림돌이 되겠구나... 그래서 6개월 동안 리서치 등 다양한 조사를 했어요. 배달앱 쓰는 젊은 친구들의 호불호 역시 수수료 이슈로 귀결되는 걸 보고 결정했죠. 좀 힘들더라도 암덩어리를 제거하고 가자. 응급실 가서, 중환자실 가서 죽만 먹더라도 회복돼 퇴원하면 더 건강한 서비스가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 거죠."

 

일단 '바로결제 수수료 0%' 시행 2주차 드러난 수치는 기대 이상이다. 신규 가입자가 24% 늘었고, B2B 활동 시 거부감도 많이 줄었다는 게 회사 판단이다. 무한도전과 함께 한 '배달의무도'에 달린 많은 댓글 중 수수료 얘기가 거의 없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감동을 많이 줬고, 그래서 그 프로그램에 만족한다"고 김 대표는 그런 반응을 반겼다.

 

바로결제 수수료는 이 회사 총 매출의 약 30%를 차지한다고 알려졌다. 불가피한 적자는 울트라콜·파워콜 등 월정액 광고상품의 다양화를 통해 일부 보전할 계획이다. 이용자를 추가 확보해 트래픽이 늘면 광고주들도 광고상품 이용을 늘릴 것이란 게 회사측의 기대다. 기존 커미션 기반의 모델 아닌 다양한 광고상품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광고모델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현재 우아한형제들은 고객 사장들과 함께 매출 증대 노하우 전수를 위한 '배민아카데미' 운영, 대림오토바이스쿨과 함께 하는 오토바이 배달원들의 안전 교육, 세계적으로 유명한 청결 교육기관 협업을 통한 매장 청결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배달음식점 사장들이 안전하게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는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사람 냄새 나는 경영, 재미를 더했다

 

우아한형제들만의 독특한 사무실 분위기도 왕왕 회자된다. '배고프니까 청춘이다' '이름이뭐예요 비밀번호 뭐예요'(와이파이 비번) '' 등 벽면 가득 재치가 가득하다. ‘이런십육기가’ USB, ‘깨우면 안대안대, ‘다 때가 있다때수건 등 웃음 터지는 브랜드 제품은 이미 잇템'(꼭 갖고 싶은 아이템)이다.

 

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의 재기발랄 브랜드 제품들. /사진=송의주 기자
경영방침도 남다르다. 6개월째 베타 운영중인 '4.5일제'에 따라 직원들은 월요일 오후 출근한다. '도서 무제한 지원제'도 여전하다.(어떤 소개글에서는 심지어 한달 100만원을 청구한 직원도 있었다고) 동남아 세부로 영업본부 전체가 떠났던 '플레이숍'은 기존 '워크숍'을 비튼 말이다.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자녀 생일 등 특별한 날 일찍 집에 보내주는 '지만가'라는 제도도 있다. 뜻이 뭐냐고 물으니 '지금만나러갑니다' '지만집에간다' 등 해석도 다양하다. 우아한민족은 2014년말 잡플래닛과 포천코리아 선정 '일하기 좋은 한국기업 50' 중 중기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인사팀 대신 존재하는 '피플팀'도 주목대상이다. 기존 인사팀에서 '평가'를 배제한 조직이다. 말 그대로 구성원만 전문 케어한다. 기업문화팀으로 매일 그날그날 생일파티나 가족 구성원의 생일, 회사 행사 등을 챙긴다. 현재 인력은 5. 맘이 지칠 때 뒤에서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해주는 역할, 김 대표에 따르면 "스타크래프트의 메딕역할"이다.

 

사단법인 설립을 앞둔 '독거노인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서비스'도 김 대표 입장에서 뿌듯한 성과물이다. 독거노인들에게 배달된 우유가 다음날 남아있으면 안위를 확인하게 되는 이 서비스는 어릴 때부터 김 대표가 다닌 옥수중앙교회를 거들어 3년째 계속되고 있다. 작년 골드만삭스 투자협상 때 이를 소개받은 골드만삭스 파트너들이 동참하겠다며 수억원을 보내온 경험은 지금도 뭉클하다. 이를 기반으로 사단법인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후 기업 참여를 독려하면서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어릴 때부터 화가가 되는 게 꿈이었다고. 고흐를 꿈꿨는데, 예중이나 예고를 가려던 꿈은 가정형편 때문에 이루지 못했다. 부모 반대를 무릅쓰고 진학한 미대에서 '디자인'를 안 그는 "미술과 디자인을 연결하는 게 너무 좋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15년이 지난 지금도 실무 디자인을 같이 하고 있다.

 

물론 디자인 때문에 쫄딱 망한 적도 있다. 이케아 성공스토리를 통해 가구 디자인에 눈 뜬 그가 직장 생활 8년차에 창업에 나서 '수제 디자인가구'에 손을 댄 것. 전세자금을 다 날린 것은 물론 2억 가까운 빚도 져 정말 앞이 캄캄하던 그 시절, 추천을 받아 네이버에 입사했다. 전화위복의 시작.

 

"다시 일어선 힘도 디자인이었어요. 배민의 성공 요인도 브랜드 외 디자인도 한몫 했죠. 어릴 때 좋아했던 것을 넘어 존재 자체로 사랑하게 됐어요. 디자이너 한다는 게 가슴뭉클할 때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걸 놓치지 않으며 사는 게 중요하겠다 싶어요."

 

지난 19일 그는 디자인대학원 석사(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졸업식을 마쳤다. 네이버를 나온 것도 대학원 때문으로, 사업이 커지면서 졸업도 미뤄졌다. 작품논문이며, "버네큘러 디자인(Vernacular Design)을 따서 글꼴로 만든 것"으로, 이번엔 '도현체'. 이미 자녀들 이름을 딴 한나체와 주아체는 배민의 무료 글꼴로 유명하다. 도현체와 지금 만드는 나위-나언체(쌍둥이) 모두 직원 아이들 이름을 땄다. 구성원들 애기 이름을 매년 한명 제비뽑기로 뽑아 폰트명을 정한다고.

 

 

김봉진 대표
김봉진 대표가 디지안대학원 석사논문으로 제시한 작품논문. 이 도현체는 버네큘러 디자인(Vernacular Design)'을 따 만든 글꼴이다. 간판글씨 등 이미 존재한 글꼴에 규칙을 불어넣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여전히 그는 자신을 '경영하는 디자이너'로 소개한다. 경영이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숫자로 얘기하는 것이라면 거기에 디자이너의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사고가 더해져 경영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런 그도 최근 회사가 커지면서 기본기를 새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디자인이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갖기 전 숙련의 상태에서 오래 기본기를 닦아야 하듯, 경영도 그렇지 않나 싶다는 것이다. 지금껏 내 생각대로 해왔는데 기본기가 부족한 게 아닌가, 기본기를 탄탄하게 해야 이후에 우리만의 스타일을 더 잘 구사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란다. 실전에 더한 이론적 토대에 대한 갈증이랄까.

 

책을 많이 읽는 것으로 알려진 그가 후배 스타트업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그는 '승려와 수수께끼'를 들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가인 랜디 코미사(Randy Komisar)가 자신의 사례를 토대로 창업 전반을 다룬 책이다. 처음 창업하는 친구가 투자기관(VC)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들. 결국 투자를 못받지만 그 과정에서 삶과 창업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간다는 내용이라고. 안철수 의원이 카이스트 교수 시절, 기업가정신을 가르칠 때 교재로 쓴 책이란다.

 

올해 이루고 싶은 것으로는 회사가 잘돼 적자를 메꿨으면 하는 것,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의 비전에 맞춰 새 브랜드들이 잘 론칭됐으면 하는 것을 꼽았다. 개인적으로는 "몸이 많이 무거워졌다"며 건강을 좀 챙겨볼 생각이다.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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