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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36.5℃] 열정 하나로 세상과 맞서는 유쾌남 ‘총각네야채가게’ 이영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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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기자

승인 : 2015. 08. 17. 09:00

총각네
이영석 총각네야채가게 대표는 스스로를 "남 의식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사람. 대신 예의범절에는 아주 민감한 사람"이라고 규정하며 직원 등 다른 사람들과 이 말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박성일 기자
 일반적인 채소(야채)가게와는 달랐다. ‘잘생긴’ 젊은 총각들이 채소나 과일 등을 힘찬 목소리로 파는 모습. 살가운 호칭으로 아줌마들을 상대하면서 물건과 더불어 친절을 팔았고,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으로 제법 찾는 사람들도 많았던 기억. 직접 이용해보지는 않았지만, 차별화된 마케팅이 두드러져 ’재밌네’ ‘독특하네’ 생각했던 그 매장 이름이 ‘총각네 야채가게’란 건 제법 이 브랜드가 회자되면서 알게 됐다. “학벌이나 뭐 이런 거 전혀 상관 없이 열정 하나면 오케이”라는 구인 조건을 내세우는 총각네 야채가게(이하 총각네) 이영석 대표를 만났다. 이미 숱한 강연과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유명한 그는 인터뷰 내내 ‘여전히’ 유쾌했다.

◇“즉시, 반드시, 될 때까지” 구호가 갖는 힘

“즉시, 반드시, 될 때까지” 경찰병원역 부근 총각네를 운영하는 ‘자연의 모든 것’ 본사에 걸려있는 구호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끌든지, 따르든지, 떠나든지” 슬로건도 볼 수 있다. 구호(슬로건)는 조직을 한 목소리로 한 곳으로 추동하는 어떤 힘이 있다. 그래서 전체를 아우르는 한 호흡이 중요하다. 이영석 대표를 인터뷰하고 나니 이 구호가 갖는 어떤 ‘힘’이 느껴졌다. 열정과 패기, 이 대표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시 그에게 있어 ‘총각네’ 스토리는 빼놓을 수 없다. 17년 전 그의 전부였고, 지금도 그의 전부랄 수 있는 그의 대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1998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후문에서 13평의 점포로 시작한 게 현재 전국 50개 매장을 낸 총각네의 시초다. 이 매장은 지금도 그 자리에서 운영 중이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젊은 총각들이 즐겁게 야채를 판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언론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 게 주효했다. 누구나 말하지만 쉽게 체득할 수 없는 이른바 ‘주인의식’을 갖춘 직원들의 열정과 패기, 그리고 ‘Fun경영’으로 대변되는 활기 찬 직장 분위기는 가장 큰 특색이다. 가게를 소개할 때마다 ’국내 최고의 평당 매출액’이란 수식어도 성공 결과물로 자주 인용된다.

“‘젊고 잘생긴 채소장수’라는 콘셉트가 그때만 해도 없었어요. 이쪽 시장을 그런 식으로 접근해보자 해 시작했죠. 대학 후배, 중고등학교 동창들. 공고 내 찾아온 친구들 이렇게 5명이 시작했습니다. 물론 친구들 처음 반응은 ‘야채를 쪽팔리게 왜 하냐’는 것이었지만, 곧 의기투합했죠.” 

어느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상품이 아니라 즐거움을 팔자. 손님을 즐겁게 해 대한민국에서 야채를 팔면서 팁을 받는 최초의 야채가게가 돼보자”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즐겁고, 화끈하게 일하는 데 대한 보상은 곧 주어졌다. 유쾌한 20대 ‘야채총각'들은 찾아오시는 고객들을 ’엄마’라고 부른다. 친화력으로 똘똘 뭉친 이들의 패기가 기득한 단골 고객들은 도시락은 물론, 부침개에 냉커피, 옥수수 등을 “고생한다”며 가져다주시곤 했다. 마음을 사니, 매출이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

주요 기념일마다 벌이는 이벤트도 화제다. ’처녀네야채가게’로 당일 상호를 바꾸고 처녀 복장으로 물건을 파는 만우절 이벤트, 국군의날에는 군복을 입고 수능일에는 교복을 입는다. 올해 광복 70주년 이벤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비자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함께 소통한다는 의미에서 중요한 차별화 요소이기도 하다.

총각네 전국 50개 매장에서는 모두 300여명이 일을 하고 있다. 본사 직원만 38명. 전국 매장이 모두 소사장제로 운영되고, 외부 프랜차이즈가 하나도 없다는 것도 특징이다. 회사에서 일을 배운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 참여도, 개인의 성장성, 성실도, 점장의 고가점수 등 내부 평가기준에 따라 가맹점 창업을 지원한다.  

“외부인의 가맹점 신청은 받지 않고 있습니다. 몇개  운영해보다 지금은 중단했습니다. 그들은 이런 문화를 이해 못해요. 매장 낼 돈이 없으면 본사가 대주고 운영 수익으로 갚도록 하고 있습니다. 점장을 시켰더니 못하는 친구도 있어요. 누가 운영하느냐에 따라 매장별 매출 차이도 물론 있죠.”

총각네
총각네가 기념일마다 벌이는 이벤트도 화제다. 올해 광복70주년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진=자연의모든것
총각네 성공스토리는 같은 제목의 드라마(채널A. 2014년)와 창작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 창작뮤지컬은 2008년 초연 이후 매년 업그레이드 되면서 지금도 선보이고 있다. LG그룹 후원으로 ‘젊은이들에게 열정을 심어주는 뮤지컬’을 계획했는데, 중단됐다가 LG그룹 출신 개인의 투자로 성사될 수 있었다고. 지난해 3월에는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와 미유키(幸) 부인이 이를 관람해 화제가 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본과 중국에서도 공연이 됐다.

현재 총각네 연매출은 2014년 기준 500억원으로 성장했다. 매장은 계속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제는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을 찾고 있어요. 내부나 외부에서 열정을 가지고 이 일을 이끌어 갈 사람입니다. 지금부터 5년 뒤 은퇴를 생각하고 있어요.” 

“5년 후면 총각치곤 좀 늙지 않았나요?” 웃으며 그가 남긴 총각네야채가게 이후 계획이다.

새벽 장사 준비, 트럭행상 시절부터 습관

채소의 품질이 최대 경쟁력인 만큼 가락시장 안에 별도 경매 법인을 운영하면서 이 대표는 지금도 직접 새벽 물건 구입에 나선다.

“월·수·금요일에는 새벽 3시에 일어나 가락시장에서 구매를 잘하는지 검품과 검수를 돕고 있어요. 인간문화재가 소리 잘하는 걸 매뉴얼로 못 만들 듯 상품 구입하는 것 역시 저만의 노하우가 있어요. 경매 후에는 오전 8시 집으로 와 아이 유치원에 보내고 샤워를 마친 뒤 가락동 경매법인 사무실로 출근해 업무를 봐요. 오후에는 대부분 매장을 돌아보곤 합니다.”

물론 화·목요일도 비슷한 스케줄을 소화한다. 무일폰으로 시작해 오징어 행상, 바나나 행상을 거치면서 몸에 밴 습관이다. 리크리에이션 학과 졸업 후 취직한 이벤트 회사에서 나와 낙담한 그가 마른 오징어를 판매하는 트럭행상을 한강 뚝섬 둔치에서 만난 게 그의 ‘장사' 이력의 시작이었다. 그게 1992년. 그후 그를 스승으로 모시면서 자정부터 서울 중구 중부시장을 훑을 정도로 그는 부지런했다. 좋은 물건 확보를 위해 남들보다 먼저 일어나는 습관은 그때 뱄다.

총각네
이영석 대표는 지금도 새벽 3시 가락동농수산물시장서 직접 물건을 고른다. 품질 확보를 위한 것으로, 오래된 습관이다. /사진=자연의 모든것
이후 바나나 행상을 하면서 트럭에 원숭이를 싣고 다니며 아이들 호기심을 자극해 부모들로 하여금 바나나를 사도록 한 일화도 빠지지 않는다. 가락시장 새벽과 인연을 맺은 것은 이때부터다. 이를 토대로 그 1, 2년 뒤 총각네를 시작했다.

총각네 성공을 잇기 위해 시작했던 새로운 브랜드 사업은 현재 중단 상태다. 2009년 3월 오픈한 야채과일 전문 편의점 '베리핀(BerriFine)'과 2011년 론칭한 생과일주스 전문카페 '총각네 쥬스&커피'가 그것. 이른바 ‘집중과 선택'이 필요한 때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들 브랜드 사업은 집중을 못해 접고 있어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고, 총각네야채가게 100호점을 넘어서면 집중할 생각입니다. 현재 남아있는 매장이 일부 있습니다. 여전히 좋은 재료에 대한 노하우는 있어요. 좋은 재료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내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대신 그는 현재 서울 논현동 경복아파트 사거리에 ‘총각네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8월말에는 강남구청역 부근에 2호점도 낸다. 채소 위주 비즈니스만 해온 그가 공산품으로 영역을 확장한다는 의미다. 농산물과 공산품을 함께 취급함으로써 소비자 편의성도 훨씬 좋아졌다는 게 그의 평가다. 현재 연매출은 65억~70억원 규모.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확장해갈 것"이란 게 그의 복안이다.

이영석 대표는 허영만 화백의 유명 만화 ‘식객’ 의 주인공 성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산지에서 사들인 채소 등 식재료를 트럭에 싣고 다니면서 여기저기 판다는 점, 최상의 재료를 찾아 음식 수행을 마다하지 않는 태도 등이 그를 닮았다.
 
“허영만 선생님이 직접 찾아오셔서 ‘식객' 작업을 함께 했습니다. 성찬이 트럭 행상을 하고 좋은 재료를 찾아 다닌다는 설정이 그렇게 탄생했죠. 모든 음식의 가장 중요한 건 원재료예요. 좋은 식당들은 절대 재료를 가공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이용합니다.”

그는 또 어느 인터뷰에서 ‘고교시절 일진'이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중학교 때 이미 현재 덩치였다니, 당시 세상에 가졌다는 부정적인 사고의 결과물이 어떠한 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고3 때 정학을 받은 중 “네 뜻 받아주지 않는 하늘을 원망하기보다 네가 먼저 하늘을 이해하고 알아줘라'는 담임선생님의 충고가 그의 인생을 180도 바꿔놓았다고. 

이런 것들이 살아오면서 겪은 ‘역경' 아닐까.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었을 때 그는 “생각하기 나름이고, 문제가 생기면 성장을 위해 겪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역경'이란 정의에 동의하지 않았다. 과정일 뿐, 여하한 것도 역경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도 사람 문제는 그도 어떤 때 아프다. 평생 같이하자며 믿었던 사람들이 그만 두고 다른 데를 가겠다고 할 때가 특히 그렇다. 

“가장 가슴 아픈 건 사람 문제예요. 물건 손실 이런 건 문제도 아니죠. 사람과의 관계가 문제인 거 같아요. 상처가 많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마음에 근육이 생겨 옛날만큼 그렇진 않아요. 일종의 학습효과죠. 정 준만큼 상처를 받아 정을 안주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직원들간의 관계도 그렇고 노력만으로는 안되죠.”

‘꼴통쇼' 등 유쾌한 강연도 사람들 활력

그는 유쾌한 강연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기억에 따르면 지금까지 1만회 가량의 강연을 한 거 아닐까 싶다. 그만큼 정부기관이나 기업, 기관/단체 등 그를 불러주는 곳이 많았다. 그는 대부분 응했다. 사람들과 경험과 에너지를 공유하는 건 그의 즐거움이기도 했다.

강연의 시작은 총각네를 알리기 위한 수단이었다. 2003년께. “시작은 총각네를 알리기 위한 것이어졌죠, 마케팅 비용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내가 브랜드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죠. 수준 있는 사람들 대상으로 강연을 하면 홍보 마케팅 효과도 클 거로 생각했죠. 강사료 대신 과일을 사주는 조건을 내걸었죠. 특히 책(2003년. ‘총각네야채가게’)이 나오고 장사하는 게 입소문 나면서 강연을 부탁하는 곳이 늘었어요. 전문강사보다 재밌고 잘한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죠. 리크리에이션을 전공해서 그런 건 잘했습니다.”

지금은 '꼴통쇼'가 화제다. ‘꼴찌들의 통쾌한 승리’를 의미하는 꼴통쇼는 2013년부터 SBS 공채 개그맨이었던 소통테이너 오종철씨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당시 ‘아프니까 청춘이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이런 게 유행했는데 이게 못마땅한 거예요. 아프면 병원을 가야지 뭔 청춘이냐. 멈추는 건 스님이니까 가능하지, 멈추면 죽는다 이런 걸 보여주는 쇼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총각네
소통테이너 오종철씨와 함께 진행하는 '꼴통쇼'는 벌써 120회가 나갔다. 젊은세대와의 소통도 활발하다. /사진=자연의모든것
2013년 3월 네시삼심삼분 권준모 의장의 지원을 받아 쇼를 시작한다. 꼴통쇼는 매달 두 번 공개로 녹화된 뒤 매회 전용 스마트폰 앱과 팟캐스트, 유튜브 등을 통해 방송된다. 지금까지 120회가 나갔다. 매번 한명의 ‘꼴통 마스터’가 나와 1시간 동안 본인 얘기 및 청중과의 대화로 진행하는 식이다. 18명 관객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한번에 보통 300~500명의 관객이 참여한다. 출연료도 없고, 게스트도 무료이며, 관객도 무료입장이다. 대관비용, 스탭 운영 비용 등은 지금도 후원을 통해 해결한다. 가끔은 꼴통 마스터가 행사 후 전체 관객들을 대상으로 통큰 회식을 하기도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강연'을 주문했는데, 다소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어느 대기업 경험 둘. “강연 후에 날더러 장사를 하라는 거야 뭐야. 야채장수인 네가 뭔 메시지를 전달하느냐"는 강연 도중의 지적질. “죄송하다"며 정중하게 강연을 중단하고 내려온 일. 강연 중 맨 앞자리에 앉아 보란 듯 신문을 뒤적이는 또다른 대기업 임원의 모습. 어쩌면 옹색한 우리 대기업 ‘갑질의식'의 한 단면 아닌가 싶다.

그는 강연 외 출판에도 적극적이다. 2003년 낸 '총각네 야채가게'는 22만부가 판매되기도 했다. 이후 2005년 요리연구가와 '야채가게 총각들 부엌으로 들어간 이유'를 공동 발간했고, 2012년 8월에는 '인생에 변명하지 마라’, 2013년에도 ’피어라 청춘'를 냈다. 노동의 대가가 아니란 생각에 출판으로 벌어들인 인세 대부분은 불우이웃 등을 돕는 데 쓴다.

열정페이 등이 사회적 핫이슈로 떠오른 올해 초 뒤늦게 그의 책 ’인생에 변명하지 마라'가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내용의 일부를 문제 삼아 ‘자수성가한 그조차 갑질경영을 한다'는 비난이 그것이다. 이때 심정이 어땠을까. 그는 외려 담담했다.

“영향을 안받으면 됩니다. 숲을 보라고 했더니 손가락 끝을 보는 거와 다르지 않아요. 그 책 전체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한 결과죠. 정작 그 책을 다 읽은 사람은 아무 얘기도 안해요. 그저 일부 문장만 발췌해 시비 거는 그런 거에는 신경 안씁니다.”

남 일 관여할 시간에 나를 돌이켜봐야

그의 집에는 TV도 없단다. 남 일 관여할 시간에 나를 돌이켜보라는 게 그의 생활철학이다. 어릴 때부터 TV 없이 살아온 영향 탓도있겠지만 그는 TV를 ‘사람의 생각을 정지시키는 기계’로 여긴다. 

대신 책을 즐겨 읽는다고. 그의 집은 벽이 다 서재란다. “1년에 300권은 읽을 것”이라는 그는 특히 전문지식 서적을 많이 읽는 대신, 이것저것 자기계발서를 좇아 읽지 말라고 주문한다. 내게 맞는 자기계발서를 성경처럼 읽고 행동하라는 것. 강의장 이곳저곳 찾아다니며 듣지만 말고 행동으로 옮겨야 비로소 바뀐다는 것. 아침형인간 관련 책을 읽었는데 정작 본인은 매일 늦게 일어나면 그게 무슨 소용이냐는 게 그의 지적이다. 배움의 차원에서 술자리 등에서 다른 사람들의 사는 얘기를 듣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참고로 그는 술을 안한다. 좋은 사람들과 벗하는 게 좋다고)

카카오스토리 팔로워만 7만명. 페이스북은 5000명 꽉 차 더 이상 친구신청도 안된다. 소셜미디어(SNS) 장단점도 잘 안다. 지역에 무관하게 많은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대면하지 않음으로써 부정적인 언사들도 막 쏟아내는 건 단점이다.

네이버에는 ‘이영석의 창업피트니스' 사이트를 개설해 창업했거나 창업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개인 레슨도 진행하고 있다. 77명을 모아 77분동안 창업이나 영업 관련 노하우를 전수하는 '77세미나'는 월 1회(마지막 주 수요일) 벌써 1년 정도 진행했다. 참가비용은 7700원. 대관료로 쓰인다. 카카오스토리 ‘이영석의장사이야기'를 통해 행사를 공지하고, 공유한다. 매월 주제가 바뀐다. 지난 7월 주제는 ‘비전’, 이달 26일 열리는 77세미나는 ‘초심'을 주제로 한다.

총각네
그는 늘 유쾌하다. /사진=박성일 기자
이미 5년 내 총각네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힌 그의 ‘목표'도 궁금했다. 50세에 꿈을 재밌게 이룰 수 있는 방법 전수를 위해 ‘꿈 사관학교'를 세우고, 60세에 농수산물 테마파크를 설립하고 싶다는 게 그의 ‘꿈’이다. 농수산물 테마파크의 경우, 소ㆍ닭ㆍ돼지ㆍ식물들을 직접 키우며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도심 속 체험공간을 겨냥하고 있다.

농수산물 전문가를 육성하는 교육기관 설립도 그의 기대다. 최근 국내 들어온 3개월 교육과정의 채소소믈리에, 이런 것이 아닌 수십년전부터 일본에선 하고 있는 깊이 있는 교육과정이 대상이다. 그때쯤 되면 2,30년의 그의 노하우가 어떠한 형태로든 오롯이 녹아들 터이다.

젊은 세대에 대한 그의 주문도 거침이 없다. 일자리 없다 없다 하지만, 없기는커녕 너무 많은 데 안정적인 것만 찾으려 하니 없다는 것. 서울대 갈 실력 없으면서 서울대만 찾는 것, 대기업 못 가는데 대기업만 원하는 것, 충분한 준비 없이 불가능한 것들에 너무 매달리는 세태에 대한 질타다. ‘주제 파악'은 그가 요즘 젊은 세대애 요구하는 미덕인 셈이다.

“창업을 권하지만 배워 해야지 막 해선 안됩니다. 창업하려면 창업한 사람들 밑에서 배워야하고 이러한 과정이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배우려는 자세 없이 평가만 하려고 해서는 이룰 수 있는 게 없어요. 무료 교육 등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잡아야 해요. 요즘 아이들의 문제는 부모들, 기성세대 들 탓도 큽니다. 퇴사할 때 부모가 전화해요. 아이들을 어른들이 그렇게 만들고 있습니다.”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고, 그래서 더욱 자기 담금질이 필요하다. 총각네도 사람을 못 구할 정도이고 외식업은 대부분 교포들 몫이다. 어른들이 보기에 대기업이나 공무원이 편해 보이고 쉬워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 않다는 것. 그래서 이 대표는 사회적 기준(이나 평판)에 잣대를 들이대지 말고, 자기 만족과 자기 성취에 눈 돌리라고 충고한다. 야채장사를 하지만 ‘야채장수하기엔 아까운 사람이 돼라"고 총각네 직원들에게 하는 역설도 이 연장선에 있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지혜는 경청,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스승은 경험,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건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스스로를 “남 의식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사람. 대신 예의범절에는 아주 민감한 사람”이라고 규정하는 이영석 대표가 직원들과, 또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말이란다.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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