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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대우조선해양, FLNG 인도 지연으로 자금부담 가중되나?...‘돈맥경화’에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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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누리 기자

승인 : 2015. 06. 30. 06:00

세계 최초로 인도되는 대우조선해양의 페트로나스 FLNG
인도예정일이 6월에서 9월로 미뤄진 대우조선해양의 페트로나스 FLNG./제공=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인도가 지연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재무부담이 가중될 상황에 처했습니다. 인도예정일이 6월에서 9월로 미뤄지면서 일부 대금 지급이 늦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번 인도 지연은 발주사와의 쌍방 합의하에 결정된 것으로, 대우조선해양은 인도 지연에 대한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거나 반대로 지급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선박 관리기간이 길어져 비용증가는 피할 수 없을 전망입니다. 반면 들어오는 대금은 없어 자금사정이 안 좋은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2012년 대우조선해양이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로부터 수주한 FLNG의 계약금액 규모는 10억달러(약 1조1195억원)입니다. 수주 계약별로 조건이 다르고 대우조선해양은 FLNG에 대한 계약방식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보통 일반 상선의 경우 수주-스틸 커팅(철판 생산)-킬 레잉(용골 배치)-진수-인도 등 공정에 맞춰 대금을 지급받습니다. 각 공정을 거칠 때마다 전체 계약금의 20%를 받는 방식입니다. 지난 4월까지 진수를 마친 대우조선해양의 FLNG는 이 방식의 경우 최종 인도까지 돼야 20%에 해당하는 2억달러(약 2239억원)를 받게 됩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7월과 11월에 2000억원과 3000억원에 해당하는 회사채 만기가 돌아옵니다.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조선사의 경우 선박·해양플랜트 인도를 통해 지급받은 대금으로 상환합니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의 단기차입금은 2013년말 2조259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4801억원으로 26.94%나 줄어들었습니다. 또 8년 6개월만에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악화된 대우조선해양은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런 판에 FLNG 인도지연은 자금동원 부담을 키울 수밖에 없는 모습입니다.

기존 일정대로 돈이 들어오더라도 겨우 ‘손실’을 막을까 말까인 해양플랜트 사업이었습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25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실사를 통해 대우조선해양도 해양플랜트에서 손실요인을 안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며 “손실요인이 종합되면 2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지난 1분기 17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3분기에도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비록 비주력 사업에 대한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대우조선해양의 ‘돈맥경화’에 빨간불은 올해 안에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들어 조선업계는 신규 수주에 대해 헤비테일 방식으로 계약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 공정별로 꾸준히 대금을 받아야 공정 자재를 구입하는 등 현금을 유용하게 쓸텐데 배를 건조하는 회사들은 재정적으로 힘들어진 셈이죠. 한 업계 관계자는 “배가 다 만들어졌어도 인도할 때 대금의 60~80%를 받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나마 대우조선해양의 FLNG가 헤비테일 방식으로 계약하지 않아 다행입니다.

문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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