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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치사율 낮고 독감 수준…극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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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15. 06. 09.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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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주간 한국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막연한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기저질환이 없는 환자의 사망률이 5%대로 당초 알려진 40%에 비해 현저히 낮은데다, 메르스 증상도 건강한 사람이라면 독감 수준이거나 아예 인지하지 못하고 지날 수도 있다는 증언과 분석이 나오고 있다.

◇ 메르스 사망률 10% 미만 될 듯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메르스 국내 사망률이 10% 미만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메르스 치사율이 40%대로 알려진 것과 비교할 때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이다.
국내 메르스 치사율은 독감 등의 합병증으로 생기는 폐렴 사망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날 현재 국내 메르스 치사율은 7.3%로, 2002년 말 유행했던 사스 치사율 9.6%보다도 낮다. 대한감염학회도 앞서 국내 메르스 사망률을 10% 수준으로 예측했다. 기저질환이 없을 경우 사망률은 5%대까지 낮아진다. 이날까지 사망한 7명 대부분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고령자라는 점도 보건당국의 분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세계과학기자대회 메르스 관련 특별세션에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는 “전체적으로 사망률이 30∼40%이고 기저질환 있는 환자는 그보다 높을 수 있지만 기저질환이 없는 의료기관 종사자 100명을 분석했더니 사망률이 5%에 그쳤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보고되는 사망률은 중동보다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메르스 치사율이 중동지역의 40%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이 역시 높은 수준이다. 2009년 세계적 공포를 유발했던 신종플루는 치사율 0.07%였고 보통의 독감은 0.1~0.2%에 불과하다.

◇ “메르스 증상, 독감보다 크게 심하지 않아”

지난 8일 메르스에서 완치 돼 퇴원한 5번 환자. 현직 의사이기도 한 그는 “독감 환자들이 호소하는 몸살 증상보다 (메르스 증상이) 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열도 나고 근육통도 있어 3∼4일은 힘들었지만 5일째부터는 열도 조금 떨어져 많이 회복된 걸 느꼈고, 7일째부터는 증상이 거의 없었다”며 “메르스에 대한 지나친 우려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메르스 발생 초기, ‘증상이 독감과 비슷하고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는 지적이 의료계를 중심으로 제기됐었다. 현재 메르스 환자 중 상태가 불안정한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감기 몸살 정도의 증상을 보이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사람은 메르스에 감염되도 증상이 없거나 감기 몸살 정도로 지나간다고 보고 있다. 국내 메르스 감염자 중 3분의 1은 건강한 사람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당시 국내에 메르스 환자가 처음 발생한데다, ‘중동지역 40%대 사망률’만 부각되면서 불필요한 공포감을 유발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여기에 보건당국의 허술한 초동대처가 불안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 변이·공기 감염 가능성 낮고, 잘 대처…확산세 주춤

국내 메르스 발생 직후 보건당국의 방역망이 정상 가동되지 않아 환자 및 의심자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지만 1차 환자 확산 이후 비교적 잘 대처하고 있는 점도 메르스 확산세 억제에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세계보건기구(WHO) 합동 조사단도 한국정부의 메르스 대처 능력을 긍정적으로 봤다. 8일 입국한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차장은 이날 장옥주 보건복지부 차관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정부는 (메르스 확산 사태에 대해) 잘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메르스 바이러스가 변이일 가능성이 적고, 공기 감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도 메르스 불안을 잠재우고 있다. 보건당국은 지난 6일 “국립보건연구원이 2번 환자의 검체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 배양해 전체 유전체 염기 서열을 분석한 결과, 중동 지역에서 유행한 바이러스와 유전자 염기 서열이 거의 일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3일 중국 보건당국도 현지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치료 중인 10번 환자에 대해 유전자 분석 결과, 전염성을 강화하는 바이러스 변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메르스가 처음 발병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감염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더니 97%가 병원 내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이 작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발견”이라고 말했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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