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는 26일 오전 미래부 브리핑실에서 데이터중심요금제 실행에 따른 성과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미래부는 해외의 경우 데이터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요금부담이 크게 증가하는 구조지만, 국내 이통사는 요금증가 폭을 낮췄으며 1기가바이트(GB)당 데이터 가격도 미국의 통신사이 AT&T, 일본의 NTT도코모 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중심요금제는 음성·문자는 무제한으로 사용하고, 데이터 사용량을 기준으로 통신요금을 책정하는 새로운 요금체계다. 이 요금제는 무선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고 음성 통화가 줄어드는 최근 통신시장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이통사 중 KT가 가장 먼저 롱텀에볼루션(LTE) 선택요금제를 출시한 이래 LG유플러스·SK텔레콤이 차례로 관련 요금제를 출시했다.
미래부가 밝힌 국가별 요금제를 살펴보면, 미국의 대표 통신사인 버라이즌과 AT&T는 기본계정료인 40달러(약 4.4만원)에 데이터가 포함되지 않았다. 또 최소 데이터 300MB와 500MB 구매에 각각 20달러(약 2.2만원)가 든다. 일본의 NTT도코모도 기본계정료(2700엔)에 데이터가 제공되지 않고, 최소 데이터 2GB를 구매하려면 3500엔(약3.1만원)이 추가된다.
아울러 미래부는 추가 데이터 사용에 대한 과금 체계도 우리나라가 가장 저렴하다고 밝혔다 . 미국의 경우 데이터 옵션 없이 음성 무제한 기본계정료를 별도로 가입할 수 없도록 했으며, 일본은 별도로 가입이 가능하더라도 데이터 초과요율을 높여 데이터 이용시 요금 부담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기본계정료에서도 기본데이터(300MB)를 제공해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소비자들의 편익이 고려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기존 음성 무제한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요금이 월 5만1000원 수준이지만, 데이터중심요금제를 선택하면 월 2만9900원에 음성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어 1인당 월 2만원 정도가 절감된다면서 실제적인 가계통신비 인하혜택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미래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데이터중심요금제 출시가 궁극적으로 ‘가계통신비 인하’로 이어졌는지 의문을 표시한다. 통신 전문가들은 구글의 데이터 요금산정이나 미국 등의 이통요금보다, 국내 데이터중심요금제 출시 이전 수준과 비교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즉 음성무제한을 이용하는 소수 이용자들에게는 혜택일 수 있지만, 데이터 이용이 많은 대다수의 스마트폰 이용자에게는 효용이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는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데이터 이용량은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추세”라면서 “미래부가 주장하는 수 천억원대의 가계통신비 인하효과는 허구이며, 정책 생색내기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가족결합할인 등의 혜택이 축소되는 측면이 있어 데이터중심 요금제가 실질적으로 통신요금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