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3년차’ 국방안보분야 성과와 과제는?

실질적 대북 억제력 확보 '한미 전작권 전환 연기',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약정'...국방예산 효율성 극대화 '창조국방' 패러다임 제시...KAMD·킬체인·전력증강·병영혁신·방산진흥 현안도 '산적'

박근혜정부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가시화되고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집권 3년 차를 맞는다. 미·중의 동북아 헤게모니 경쟁 속에서 한·중·일 영토 분쟁과 역사 갈등을 비롯해 일본의 집단 자위권 강행,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북·러 밀월관계는 한반도 긴장의 파고를 높이고 있다.

일단 북한 핵과 미사일의 현존하는 심대한 위협에 대해서는 지난해 10월 한·미 국방 당국이 한국군이 북한 도발에 대한 적정한 대북 억제력을 갖출 때까지 조건에 기초해 한·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했다.

강력한 한·미 군사동맹을 기반으로 북한의 도발과 위협을 사전에 억제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한국군의 오랜 숙제인 독자적 작전수행 능력을 확보하고 대북 억제력을 갖추기 위한 전력 증강 사업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된다는 부담도 동시에 떠안게 됐다.

또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한·미·일 군사 정보공유약정에 전격 서명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사전 긴밀한 군사 정보공유체제를 구축해 한·미·일 남방삼각동맹을 보다 확고히 다지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북한의 강한 반발과 함께 북·중·러 북방삼각동맹을 결속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지만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의 미·일 미사일방어(MD) 지역동맹 편입 수순으로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실질적 대북 억제력을 갖추고 동북아 군비경쟁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국군의 긴요한 군사 전력 증강도 큰 현안이다. 당장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와 킬체인(Kill Chain) 체계 구축이 대표적이다. 박근혜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창조국방’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부족한 국방예산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조정해 내실 있는 국방력을 갖춰 나갈지 최대 숙제다. 쪼들리는 국방예산에 따른 전력증강 사업 우선 순위를 어떻게 조정할지가 우선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박근혜정부가 집권 3년 차를 맞아 북한의 실질적 대북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국방부의 전력증강 사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위 사업과 방산 진흥을 위한 대대적인 제도·시스템 정비도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다. 박 대통령이 2013년 5월 충남 논산시 육군항공학교에서 열린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전력화 기념식에서 조종사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정부가 이러한 외부 위협에 대한 튼실한 하드웨어를 구축하면서 지난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윤일병 집단 구타 가혹행위 사망, 임병장 총기 난사 사건처럼 장병들의 인권 보장과 병영문화를 혁신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획기적으로 바꿔 나갈 수 있을지 적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 일단 지난해 범정부 차원에서 민·관·군 병영혁신위원회가 출범하고 국회 군 인권·병영혁신특위가 활동하고 있는 것은 장병 인권 보장과 병영문화 전반을 개선하고 공론화해 나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제 막 걸음마 수준에서 일어서 한국군 전력 증강과 함께 국가 수출 경쟁력에 기여해야 할 방위 사업·산업 진흥도 박근혜정부의 큰 국방 현안 중 하나다. 범정부 차원의 방위사업비리 수사로 우리 군과 방산인들의 사기가 심각하게 떨어질대로 떨어져 해외 수출 협상은 물론 국내 개발·투자까지도 꺼리고 있는 상황을 어떤 식으로든 하루 빨리 수습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많다.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도 방산 수출과 방위사업 진흥을 위해 방위사업비리 수사를 최단 시간에 잘 마무리하고 방위 사업·산업 전반에 걸쳐 지속 성장과 발전을 위한 대대적인 제도·시스템 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근혜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통일대박’ 대북정책을 국방부가 튼실하게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국방안보는 기본이고 무엇보다 남북 간 군사적 신뢰 구축이 선결돼야 하고, 이를 위한 국방부 남북 군사회담과 군비통제를 담당할 전문 인력과 조직, 제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확대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