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KFX집중분석⑫] KFX 보라매사업단 총리실 직속에 둬야 한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50111010005273

글자크기

닫기

김종원 기자

승인 : 2015. 01. 11. 20:49

단군이래 최대 30조원 군 전력증강·연구개발, 보라매국책사업단 구성 지연, TF조차 못꾸려, 사업 차질·전력공백 심각 우려, KAL·KAI '공생' 모색 목소리 커져
알래스카 상공 비행하는 한국 KF-16
우리 공군의 주력인 KF-16(앞쪽) 전투기가 지난해 10월 레드 플래그 다국적 공군 연합 훈련에서 눈덮인 알래스카 상공을 미국 항공기들과 함께 비행하고 있다. 2025년 이후 전력화되는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은 F-16 전투기 보다 우수한 기능을 갖춘 미디엄급 국산 전투기를 생산하는 초대형 국책 사업이다. / 사진=공군 제공
“단군 이래 최대 정부 연구개발사업인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의 사업단을 아직도 꾸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사업 차질이 심각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방위사업청이 지난달 말 KFX 체계개발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다음달 9일까지 업체들로부터 사업 제안서와 가격 입찰서는 받는다. KFX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초기 개발비와 양산비, 운용유지비까지 최대 30조원이 넘게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창군 이래 최대 군 전력증강사업이면서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 사업에 아직도 ‘보라매사업단’(가칭)이 꾸려지지 않은 것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나오고 있다.

향후 한국 공군력과 미래 항공산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고 앞으로 30~40년 넘게 국가 예산과 조직, 인력을 투입해 부가가치 창출을 해야 하는 초대형 국책사업에 아직도 사업단 조차도 꾸리지 못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당초 2010년 KFX 사업추진 기본전략안에도 국책사업화해서 보라매사업단으로 가야 한다고 정확히 명시돼 있다. KFX 사업이 더 이상 차질을 빚지 않고 제대로 가기 위해서는 보라매사업단이 하루 빨리 출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장 방사청이 현재 대한항공(KAL)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부터 사업 제안서를 받아 개발과 국산화, 기술, 비용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협상 대상 업체와 협상 우선 순위를 결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사업이 제대로 가기 위해서는 지금도 늦었지만 최소한 사업 제안서에 대한 평가 단계부터라도 정식 보라매사업단이 꾸려져 전문적인 평가를 해 나가야 사업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사청은 우선협상 대상자가 결정되면 당장 오는 3월부터 4월까지 협상을 마무리 짓고 전반기 중 체계개발에 착수해 2025년 이후 한국형 전투기를 전력화한다는 계획이다. 우리 손으로 만든 미디엄급 이상의 국산전투기를 띄우는 데 불과 10년 밖에 남지 않았다. 그만큼 시간이 촉박하고 공군의 전력공백 우려가 심각하다.

무엇보다 KFX 사업의 성패를 결정 짓는 전투기의 에이사(AESA) 레이더, 표적획득장비(TGP), 적외선탐지장비(IRST), 전자교란장비(JAMMER), 임무컴퓨터 소프트웨어(OFP) 등 전투기의 핵심 장비와 부품, 기술을 국내 개발하거나 국산화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늦어도 1월에는 범정부 차원의 국책 보라매사업단이 꾸려져야 사업의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이달 안에 사업단이 꾸려지는 것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보라매사업단이 정식 출범하기 전이라도 과도기적 차원에서 방사청장 권한으로 공군 파견과 방사청 내부 인력으로 태스크포스(TF)라도 꾸려야 하지만 행자부·국방부 간에 조직·인력·예산 문제가 걸려 TF조차도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공군은 TF와 보라매사업단이 구성되면 보낼 전문 인력 20명에 대한 사전 교육까지 하며 준비하고 있어 조직이 꾸려지기만 기다리고 있다.

일단 보라매사업단 규모는 공무원과 공군, 전문가, 관계자 등으로 이뤄진 순수하게 관리만 하는 조직으로 70명 정도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업단을 방사청 안에 둘 것인지 아니면 밖에 둘 것인지 여러 가지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 안에 둘 경우에는 항공기사업부장 아래 두거나 방사청장 밑에 따로 두는 방안이 있다.

방사청 밖에 둘 경우에는 범정부 차원에서 총리실 직속으로 보라매 국책사업단을 꾸리는 방안이 있다. 일단 대다수 전문가들은 “방사청 안에 둘 경우에는 보라매사업단장과 항사부장, 방사청장과의 자리 관계에 있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KFX 사업이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에서 예산과 조직, 인력에 대한 지원과 협업을 할 수 있는 총리실 직속으로 보라매국책사업단을 하루 빨리 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KFX 사업은 단순히 국가 예산과 인력만 최대로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향후 40년 동안의 한국 항공산업 발전과 공군력을 좌우하는 국운이 걸린 역사상 최대 연구개발 사업이다. 따라서 범정부 차원에서 총리실 직속에 보라매국책사업단을 구성해야 예산과 조직, 인력의 지원을 받고 KFX 사업에 탄력과 동력이 붙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사업단의 인력과 조직 규모를 둘러싸고 방사청과 공군, 국방부, 행자부, 기획재정부 간에 입장차가 적지 않아 사업단 출범이 크게 차질 빚고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계의 한 항공전문가는 “국산화는 물론 주계약업체로 유력한 KAL이나 KAI, 협력업체까지도 줄도산과 줄파산을 할 수도 있는 중차대한 국책사업의 사업단 조차도 꾸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국익 차원에서 엄청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하루 빨리 범정부 차원에서 사업단을 꾸려 KAL·KAI·협력업체까지도 시너지 효과를 내고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KFX 사업을 리드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항공전문가는 “향후 40년 뒤를 내다 보고 실제로 국산 전투기를 만들 수 있는 전문성 있는 인력으로 사업단을 꾸려야 국내외 복잡한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정말로 독자적인 성능 개량과 미래 수출도 가능한 전투기를 만들려면 사업제안서 단계부터 전문성 있는 사업단이 제안서를 평가하고 사업의 밑그림을 그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