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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흑인 사살한 백인 경관에 또 ‘불기소’ 결정...올해들어 4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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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진 기자

승인 : 2014. 12. 23. 09:51

크리스토퍼매니
크리스토퍼 매니 전 경관 출처=todays tmj4 뉴스 캡쳐
22일(현지시간) 미국서 비무장 흑인을 총으로 사살한 백인 경관에게 또 불기소 결정이 내려졌다.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 카운티의 존 치스홈 검사는 지난 4월 밀워키 레드 애로우 공원에서 흑인 돈트레 해밀턴(31)에게 권총 14발을 쏘아 살해한 백인 전 경관 크리스토퍼 매니에 대해 공무 집행에 따른 정당방위였다며 불기소를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매니 전 경관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경찰의 대응 규정을 지키지 않은 탓에 지난 10월 15일 밀워키 경찰서에서 해고된 상태로 현재 일반인 신분이다.

비무장 흑인을 죽음으로 내몬 백인 경관이 ‘불기소’를 받은 것은 미주리 주 퍼거슨, 뉴욕,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 이어 올해들어 4번째다.

경찰 내사과 조사 결과, 매니 전 경관은 4월 30일 밀워키 시내 중심가에 있는 레드 애로우 공원에서 잠을 자는 흑인이 있다는 공사장 인부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그보다 앞서 출동한 경찰 2명은 흑인 해밀턴이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확인하고 돌아갔다.

이를 모른 채 현장에 나타난 매니 전 경관은 해밀턴의 몸을 수색하며 조사에 들어갔고, 몇 분도 안 되는 사이 두 번째로 경찰에게 수색을 받은 해밀턴은 화를 내며 싸우기 시작했다.

매니 전 경관은 지휘봉을 이용해 해밀턴을 제압하려 했지만, 해밀턴은 지휘봉을 그에게서 빼앗아 휘두르다 매니 전 경관의 목을 때렸다.

이에 매니 전 경관은 곧바로 권총을 뽑아 무려 14발의 총격을 가했고, 해밀턴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지난 8개월간 매니 전 경관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자료 검토에 들어간 치스홈 검사는 “모든 증거와 분석 내용을 검토할 때 매니 전 경관의 행동은 정당한 자기방어였고, 그렇기 때문에 범죄로 기소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유족과 시위대는 해밀턴이 정신분열 증세로 치료를 받았지만, 폭력 성향은 없었다고 하며 공권력을 남용한 매니 전 경관의 단죄를 요구하는 집회를 사건 발생 이후 계속해왔다.

지역 신문 밀워키 위스콘신 저널 센티널에 따르면, 밀워키 검찰은 경찰이 연루된 살인 사건의 경우 해당 경찰서 외부 기관에서 차출된 최소 2명의 인원이 독립 수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 법에 따라 주 범죄 수사국 요원의 수사 결과를 참고했다.

그러나, 독립 수사를 이끌 주 범죄 수사국 소속 요원이 밀워키 경찰 출신이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조사가 공정하게 이뤄질지 의문이 제기됐다.

매니 전 경관은 조사에서 “해밀턴의 거듭된 지휘봉 공격으로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고 말했다.

결국, 치스홈 검사는 해밀턴의 위협이 경관의 생명을 위협할 만한 것이었고 이에 맞선 공권력 사용은 정당했다며 매니 전 경관의 손을 들어주었다.

밀워키 검찰의 불기소 결정은 비무장 흑인을 총이나 목 조르기 등으로 무참히 살해한 경찰의 자기방어 정당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퍼거슨, 뉴욕, 클리블랜드 사건 대배심의 결정과 궤를 같이한다.

특히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과 몸싸움 때 ‘내가 마치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에게 사로잡힌 5살 어린애 같았다’던 퍼거슨의 대런 윌슨 경관과 매니 전 경관의 ‘희생자로부터 생명에 위협을 느꼈다’는 공통의 진술이 대배심·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 사법 시스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매니 전 경관을 법정에 세우려는 시도가 불발되면서 밀워키 지역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발표를 앞둔 지난 19일, 밀워키 지역에서는 과격 시위로 74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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