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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기습적인 연평도 포격 도발을 감행한 지 4년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도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의 ‘NLL 무실화’를 위한 도발과 위협은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이영주 해병대사령관 겸 서북도서방위사령관(중장)은 20일 연평도 포격 도발 4주년을 앞두고 일선 해병대 장병들에게 당시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군사대비태세를 확고히 하자는 지휘서신을 내렸다.
이 사령관은 각급부대에 내린 지휘서신을 통해 모든 장병들이 정신적인 무장태세부터 전체적인 군사대비태세에 이르기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적이 도발하면 언제 어디서든지 무자비하게 응징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은 연평도 도발 이후 적의 위협에 대비해 서북도서 방어를 위한 맞춤형 전력을 꾸준히 증강해 왔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2011년 8월 창설됐다. 서방사 예하 해병대 6여단과 연평부대 등에 병력도 1200여명을 추가 배치했다.
포격전 당시 유일한 대응 수단이었던 사거리 40km K-9 자주포도 3∼4배 증강했다. 다연장 로켓·신형 대포병레이더(ARTHUR)·코브라 공격헬기·K-10 탄약운반 차량 등도 서북도서에 새로 배치하거나 추가했다. 북한 해안포를 정밀 타격하는 스파이크 미사일도 지난해 5월 전력화했다. 북한 무인기 탐지를 위한 저고도 레이더와 타격수단인 휴대용 지대공미사일(SAM)도 올해 새로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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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북한도 호시탐탐 서해 NLL 무실화와 도발을 위해 서북도서 인접 지역의 포병·해상 전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하고 있다. 북한은 서북도서를 마주한 4군단 예하 도서 포병부대에 122㎜ 방사포 50∼60여 문을 추가로 배치했다.
122㎜ 방사포는 사거리가 20㎞ 안팎으로 우리 서북지역 5개 도서를 타격권에 두고 있다. 북한은 NLL 인접 태탄 비행장에는 특수부대 병력을 태우고 저고도로 침투하는 MI-2 헬기 수십 대를 전개해 놓고 있다. 백령도 맞은 편 고암포에는 공기부양정 60∼70척을 수용할 수 있는 해군기지도 구축했다.
이러한 북한의 전력 증강 속에 우리 군의 ‘눈’이라고 할 수 있는 서북도서 지역 감시·정찰 능력 강화를 위한 시급한 전술비행선 전력화 시기가 내년 상반기로 미뤄졌다. 또 적을 때릴 수 있는 수단인 지상 전투 장비에 있어서도 구형 M-48 전차를 기동 화력이 뛰어난 신형 무기체계로 하루 빨리 교체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해병대 관계자는 “4년 전 연평도 포격 도발을 겪으면서 우리 군이 적에 대한 실체를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일선 장병들의 적에 대한 적개심이 전투력으로 승화되면서 무형전력인 정신 무장이 대단히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형 전투력에 있어서도 실질적인 많은 전력이 보강됐으며 생존성이 향상되고 작전시스템도 합동작전체계로 보다 견고히 구축됐다”고 말했다.
한 군사전문가는 “연평도 포격 도발이 천안함 사건과 함께 같은 해에 일어나면서 K-9 자주포를 비롯해 우리 군의 실질적인 전력이 많이 보강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북한 군도 연평도 사건을 계기로 우리 군에 못지 않게 서북도서 인근에 전력을 증강하고 지속적으로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테스트하고 떠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어느 순간에 적의 포격 도발이 쏟아질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연평도 당시를 대비한 지휘체계 단일화와 정신전력·교육훈련·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한 실효성에 대해 실전적인 점검을 지금 시점에서는 한번 해봐야 한다”면서 “우리 해병대가 훈련이 잘 돼 있지만 지금의 북한 위협과 도발은 연평도 당시를 넘어선 정말로 ‘사고의 비대칭성’, ‘전력의 비대칭성’에 따른 어떤 도발을 준비하고 있는지 그것을 찾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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