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할인 폭 적어 직구족 눈길 돌리기엔 '역부족'
문구만 들으면 거창하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중국의 광군절(光棍節) 못지않은 할인혜택을 기대하게 된다. 해외로만 눈을 돌리는 해외직구족의 발길을 붙잡아 내수시장을 살려보고자 하는 유통업계의 자구책이다.
지난 11일 광군절에 이어 오는 28일(한국시간 29일)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연말세일까지 해외직구족의 지갑이 열리는 일이 이어지자 유통업계도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에 분주하다.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절’ 같은 문구를 활용해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하고 급기야 위메프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상표권을 등록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는 ‘빛좋은 개살구’인 혜택이 태반이었다.
G마켓은 28일까지 할인 프로모션인 ‘슈퍼블랙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지난 11일부터 시작해 오는 16일까지는 슈퍼딜 코너를 통해 매일 2개의 상품을 특가에 내놓는데, ‘에잇세컨즈’ 양털/라쿤 다운 점퍼가 15만9000원에서 11만1930원, 스베누 운동화가 7만7000원에서 6만9000원 등 할인폭이 그리 크지 않다. 그나마 제일 할인폭이 컸던 상품은 삼성 지펠아삭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로 기존가 109만9000원을 10만원 할인해 99만9000원에 내놓았다.
평소 해외직구를 즐겨하는 전혜진씨(35·여)는 “단순히 세일한다고 물건을 사지 않는다. 관세에 배송비까지 고려해도 싼 물건을 선택하는 것이 진정한 해외직구족의 소비패턴”이라면서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해외직구족의 마음을 알기 전에는 해외로 물건을 사러가는 해외직구족을 잡기는 힘들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는 건수로 1116만건, 금액으로 1조1029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도 8월 기준으로 988만건에 1조원을 돌파해 업계에서는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