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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4명 전·월세…‘억! 소리’ 집값에도 내 보금자리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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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미 기자

승인 : 2014. 11. 10. 20:02

[창간 9주년] "대한민국 어디 사세요?"…숫자로 본 내 집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사는 회사원 김민철(48)씨는 부인과 자녀 둘을 둔 가장이다. 평균 37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 그는 현재 전용면적 84㎡(25평) 규모 아파트에 자가로 살고 있다. 이 아파트의 매매가는 현재 약 3억5000만원수준이다.

김민철씨는 국토교통부의 ‘2012년 주거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구성해본 서울의 평범한 남성의 모습이다. 물론 김민철씨가 서울의 모든 40대 후반 남성을 대변한다고 할 수 없고, 그가 살고 있는 집의 크기와 값으로 그의 모든 면모를 파악할 수도 없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은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면 “어디 사세요?”라는 질문을 무심코 던지곤 한다. 어디 사느냐는 질문은 어느 동네에 사느냐는 단순 호기심의 발로일 수 있지만, 이 질문의 답은 상대방의 형편을 가늠하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대한민국 어디 사세요?” 아시아투데이가 창간을 맞아 ‘내집’을 둘러싼 다양한 숫자를 들여다 봤다.

◇ 내 집은 평균 ‘2억2841만원’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2년 현재 전국 자가주택 평균가격은 2억2841만원으로 2010년 2억1016만원보다 8.7% 뛰었다. 수도권 자가주택 평균가격은 3억5763만원으로 2010년 가격(3억4455만원)보다 3.8% 올랐고, 광역시는 1억9536만원으로 2010년 집값(1억5769만원)보다 24% 가까이 상승했다.

자가주택 평균가격은 전국 주택 가격을 단순하게 평균환산한 것이 아니라 집 소유주와 살고 있는 사람이 같은 경우에 한해서만 가격을 조사해 그 평균을 구한 값이다.

또한 국민 100명 중 47명은 아파트에 40명은 단독주택(일반·다가구 모두 포함)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명 중 7명은 다세대주택에, 3명은 연립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 10명 중 4명은 전월세 거주… 전세가는 ‘1억4228만원’

2012년 현재 전월세 형태로 거주하고 있는 인구 비중은 43%로 집계됐다. 이 중 전세가 21.8%, 보증부월세가 18.6%, 순수월세가 2.7%를 차지했다. 자가점유율은 53.8%로 2000년 54.2%, 2005년 55.6%, 2010년 54.2%의 추이를 보이며 전국적으로 다소 감소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일수록 자신의 집에 살고있는 인구가 적었다. 광역시 자가점유율은 56.4%, 도지역은 64.3%를 기록했고, 수도권은 45.7%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10월 기준 전국 평균 주택전세가격은 전월보다 60만원(0.33%) 오른 1억4228만원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은 전달보다 0.45% 상승해 1억9116만원, 지방은 0.22% 오른 9678만원을 기록했다.

전세 중에서도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는 1억7189만원, 연립주택은 8496만원, 단독주택은 965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상위10위내 공동주택현황
2014년 공시가 전국 상위 10위내 공동주택현황. /자료=국토교통부
◇ 가장 비싼 집과 싼 집 가격차 ‘4800배’

한국인들 상당수가 거주하고 있는 공동주택 중 가장 비싼 집과 가장 싼 집의 가격차는 무려 4800배나 난다.

국토교통부가 4월 발표한 ‘2014년 공동주택 공시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가장 비싼 공동주택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트라움하우스5차로 가구당 가격이 57억6800만원이다.

트라움하우스5차는 전용면적 273.64㎡(82평)의 고급연립주택으로 3개동 18가구 규모다. 이 주택은 지난해에도 54억4000만원으로 전국 공동주택 중 최고가를 차지했다.

공시가가 가장 낮은 공동주택은 부산 수영구 망미동 소재 망미종합시장 연립으로 한 채 가격이 120만원이었다.

망미종합시장 내 2층에 자리한 이 집은 연립주택으로 1개동에 19가구가 모여 있다. 전용면적이 9.39㎡(2.8평)에 불과한 이 연립은 지난해 공시가도 120만원으로 2년 연속 최저가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공시가가 높은 상위 10개 공동주택 중 4위를 차지한 부산 소재 해운대 아이파크를 제외하면 9개 주택이 서울에 있다.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3차(전용 273.81㎡)는 42억8000만원으로 트라움하우스5차에 이어 2위에 올랐고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3차(전용 265.47㎡)가 42억7200만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4위에 오른 해운대 아이파크(전용 285.86㎡)는 41억4400만원이다.

◇ 가장되고 내집마련까지 ‘8년’

보통의 대한민국 남성들은 결혼하고 3.4회의 이사를 거쳐, 8년이 지난 후 생애 첫 내집을 마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0년 3.9회, 8.5년보다 각각 0.5회, 6개월 가량 줄어든 수치다. 여기서의 내집마련은 대출 등의 여부와는 상관 없이 집을 단순 구입한 것을 뜻한다.

수도권의 경우 가구주가 된 후 최초 주택마련까지 7.9년(이사횟수 3.7회)이 걸렸고, 광역시는 8년(3.4회), 도지역은 7.3년(3회)이 소요됐다.

생애 최초 내집을 사는 기한이 최근 몇 년간 짧아지고 있긴 하지만, 이 기간이 올해와 내년 어떻게 바뀔지는 미지수다. 경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최근 집을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집값은 떨어지고 전세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주택시장의 현주소다.

◇ 朴정부, 부동산 대책만 ‘8번’ 내놨지만...

박근혜정부는 출범 후 8차례에 걸쳐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집값은 떨어지고 전세값은 오르기만 하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문제점에 대해 정부 역시 공감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박 정부는 출범 후 2개월 만에 주택구입자 양도세 한시 면제·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을 골자로 한 ‘4.1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이 후 초저금리 공유형 모기지 도입·취득세율 영구 인하 등을 담은 ‘8.28대책’, 전월세 임대소득에 세금을 메기고 임대주택 리츠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2.26대책’,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을 상향조정해 주택담보대출 문을 더 열어주겠다는 내용의 ‘7.24 대책’ 등을 줄줄이 내놨다.

대부분 대책의 큰 틀은 서민들의 주택 구입을 쉽게 하고, 이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대책을 내놓을수록 전세값은 더 오르기만 했다. 매매값은 대책 발표를 전후해 급등하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내려갔다.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평균 2억8061만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현재 3억3161만원으로 1년 8개월 만에 무려 5100만원 가까이 치솟았다. 이로 인해 올해 전세자금대출은 35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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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분양한 GS건설의 ‘위례자이’ 견본주택 앞. /제공=GS건설
◇ 그래도 내집마련 인생목표 ‘0순위’

물론 최근 몇 년간 주택 시장이 불안해 매매를 주저하고 있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여전히 내집마련을 꿈꾼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 전반을 지배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친 게 아닌가 하는 기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서울시민의 주택구입태도지수는 99.9로 지난 분기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주택구입의사를 의미하는 주택구입태도지수는 작년 4.4분기 104.9를 기록한 후 연일 하락세를 기록, 올해 2분기에는 99.6을 기록해 기준치(100)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나 3.4분기 주택구입에 대한 기대심리가 미미하게 개선돼 소폭 상승했다.
홍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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