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하우스푸어’라는 신조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010년부터다. 2004~2007년 목동·대치동 등 일부 지역은 ‘자고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파트 값이 고공행진을 했다. 이는 아파트를 내 집 마련 수단으로만 생각하던 일반인들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너도나도 대출을 받으며 아파트 투자에 참여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2004년 0.52%에서 2005년는 12.42%로 급증하다 2006년 25.65%에 달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목동 지역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2005년 정부가 집값을 막는다고 8·31대책 등을 내놨지만 약발이 안 먹히자 대출을 끼고 무리해서라도 아파트를 사는 게 남는 것이라는 인식이 생겼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하지만 매매가격 변동률은 2007년 2.52%, 2008년 마이너스 1.88%로 급격히 떨어졌다. 집값이 최고조에 달할 때 투자의 목적으로 대출을 끼고 집을 사던 대부분은 하우스푸어로 전락했다. 이후 2009년 잠시 회복세를 보이며 상황이 나아지는가 싶었지만 2010년 이후 부동산 시장은 쭉 약보합세를 보이며 예전 같은 상승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용인시 수지구의 경우 판교신도시 열풍이 불면서 2006년 전체 평균 아파트 시세는 3.3㎡ 당 1351만원에서 지난해 말 1025만원까지 떨어졌다. 올해 10월 1061만원으로 회복하긴 했지만 투자목적으로 대형 아파트를 구입했던 사람들이 겪은 피해는 막심했다.
하우스푸어 현상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더 이상 집을 투자 대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이들은 최근 9·1 대책 이후 부동산 경기가 반짝 살면서 위례지구 등 일부 신규 분양단지에서는 분양권 전매 열풍 등이 부는 것에 대해서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9·1 대책 이후 일부 분양시장이 뜨면서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상황이 다시 오긴 어렵다”며 “집이 안신처가 아닌 투자대상이 되는 순간 집은 행복을 안겨주지 않는다, 부동산 투자는 성공한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실패한 사람이 있는 제로섬 게임”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