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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금감원장·한국은행 총재에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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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용 기자

승인 : 2014. 05. 20. 14:30

[기자의 눈]
증명사진
경제부 / 정해용 기자
최근 한국은행 총재, 금융감독원장의 연봉과 관련한 기사를 썼다.

기사 내용 중에는 한은 총재가 2008년 3억7500만원의 연봉을 가져갔고 4년 임기동안 14억원 안팎을 받아간다는 내용과 금감원장도 2012년 3억5000여만원의 급여를 가져갔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금감원과 한은이 법의 보장을 받고 민간기관도 정부기관도 아닌 위치를 이용해 자체적으로 고액연봉을 받고 있다는 비판도 포함됐다.

장관급 공무원인 금융위원장보다 2억원 이상 많은 금액을 받아간다는 내용도 있었다.
기사가 보도된 후 양 기관 실무담당자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그들은 ‘한은법’과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을 통해 기획재정부의 통제를 받아 수장들의 연봉이 정해진다고 반박했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법에 따라 관행적으로 기재부 자금시장과에서 금통위원과 총재, 기타 임원들의 연봉 한도를 정해주면 이를 나누는 것만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한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지난해 금감원장 연봉은 기본급이 1억8100만원이고 오는 7월에 제공되는 성과급 비중도 크게 낮아졌다”고 강변했다.

사실상 정부가 정해주는 금액이라는 논리다.

“왜 우리만 가지고 비판하냐, 다른 공공기관장들과 혹은 민간금융사들과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훨씬 낮은 수준”이라는 주장도 함께였다.

특히 한은 관계자는 “우리는 공무원이 아니다. 민간기관을 공무원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금융위원장(장관급 공무원) 연봉과의 비교를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기사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과연 한은과 금감원을 일반 금융공기업 혹은 민간금융사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다.

금감원은 부원장급 인사가 3~4시간 전에 통보하면 대형 은행장 등 전(全) 민간금융사 수장들을 집합시킬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가진 집단이다.

각종 인·허가와 제재 등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한다.

한국은행은 어떤가?

총재 이하 금통위원들은 입만 뗐다하면 ‘국내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말을 삼가겠다’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는 등의 발언을 달고 다닌다.

국내 거시경제와 금융외환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과 한마디 말조차 기사화되는 것이다.

정부에도 ‘독립성’을 강조한다. 인사권을 독립해달라고 외치며 외부인사가 총재로 올 경우 반대의 목소리를 외친다. 외부출신과 내부출신의 ‘편 가르기’도 만만치 않게 들린다.

권력과 영향력에는 책임이 따른다.

양 기관이 민간 금융사와 같은 보수를 가져가고 싶다면 금융사 제재권과 같은 권한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군 미필자도 입사 후 휴직을 하고 군대를 다녀오고, 몇 년씩 세금으로 충당되는 외국 대학 유학비 지원과 같은 어느 민간회사에서도 볼 수 없는 특혜도 함께 내려놔야 한다.

고액연봉 비판에 대해 ‘자산관리공사 사장도 많이 받는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 대한민국 중앙은행의 현주소가 안타깝다.
정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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