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남동발전의 자회사인 한국발전기술 인수에 대기업들의 참여가 늘면서 인수 가능 가격 역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은 SK그룹 계열사 및 LG상사, 태영건설 등 총 10여개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발전기술은 다음달 16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한국발전기술은 남동발전이 건설하는 발전소의 설비운영과 정비 사업을 맡는 회사로 2011년 남동발전과 10여개 중소기업이 주축이 돼 설립됐다.
한국발전기술은 지난해 기준으로 자산총액 155억원을 기록 중이며, 매출액은 291억원, 당기순이익 58억원이다. 현재 남동발전은 이 회사의 지분 52.43%를 보유하고 있다.
발전업계는 한국발전기술의 당초 매각가가 약 250억~300억원가량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들 참여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실제 인수 금액은 이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안정적 수익을 가져다주는 ‘발전’사업이라는 프리미엄에 대기업들의 경쟁이 본격화 되면서 회사 값어치가 크게 늘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기업들의 매각에 대기업이 참여하는 사례는 또 있다.
한국전력공사의 서울 삼성동 부지 역시 삼성과 현대차 등 대기업들의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강남 금싸라기 지역에 위치한 한전 부지는 7만9342㎡, 건물 연면적 9만7157㎡ 규모로 공시지가만 2조원에 달한다. 실거래가격은 3조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만만찮은 금액이지만 삼성과 현대는 충분한 실탄 외에도 이 땅을 인수해야 한다는 명분도 가지고 있다.
삼성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137조8000억원, 현대차가 48조원의 유보금을 쌓아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미 2011년 삼성생명을 통해 한전 옆 옛 한국감정원 본사(1만988㎡)를 2436억원에 매입한 상태다.
현대차그룹도 2006년부터 추진해왔던 110층 성수동 뚝섬 현대차글로벌비즈니스센터 개발도 표류하고 있는 만큼 한전 부지 쟁탈전에 뛰어들 여지는 충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공기업 인수에 나설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 해외기업은 국부유출 측면에서 공기업 자산매각과 거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 같은 상황으로 향후 공기업들의 자산매각은 대기업들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