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68차 유엔(UN) 총회에서 “다른 나라의 일상 생활과 업무에 간섭하는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스파이 행위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아울러 “사이버 공간이 전쟁의 무기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관련 국제법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총회 참석 전에는 다음달 23일로 예정된 미국 국빈 방문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브라질, 미국 맹렬 공격…누가 진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흔들리는 양국 관계와 향후 전망에 대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았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과 브라질은 빌 클린턴 정부 때 브라질이 경제를 개방하면서 협력을 시작했다. 조지 W 부시 정부 들어서는 마약·에너지안보·인권 등 국제 문제에서도 관계를 공고히 했다.
국제관계전문가 올리버 스튜언켈은 아쉬운 쪽은 미국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브라질이 이란, 쿠바, 베네수엘라, 러시아 등 반미 국가들과 전략적 관계를 맺고 있어 무역경제적 측면에서 미국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두루 외교관계를 신경을 써야하는 미국에 비해 브라질은 포괄적 동맹보다는 현안별로 득실을 따지는 실속파다.
아울러 브라질은 미국산 공격형 경비행기의 주요 수입국이기도 하다.
브라질이 NSA측의 공식 사과를 받고 유엔의 지지를 받는다면 향후 브라질에서 정보보호 산업을 지원해도 무역국의 반발을 무마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자국 기술 산업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어찌됐든 이는 브라질의 승리라는 평도 있다.
반면 미국 경제단체 미주위원회의 에릭 판스워스 부대표는 ‘브라질이 더 잃을 것이 많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미국)이 가지는 지위와 이들이 받는 지원은 사실상 크다”며 미국의 정보수집사건은 곧 묵인될 것이라고 현실적인 측면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브라질의 야망은 아직 달성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또한 강경한 브라질 대통령의 이번 행동은 다른 국가들이 브라질에 접근하는 것을 꺼리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