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당국이 삼성전자를 노동법 위반의 이유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하자 브라질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5일 월스트리트 외신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노동부는 최근 삼성전자 마나우스 공장이 직원들을 가혹한 조건 속에 장시간 근무를 시켜 노동법을 위반했다며 2억5000만 헤알(약 1200억원) 상당의 배상금과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공공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브라질 법인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해마다 시행되는 노동부의 정기 검사에서 시정 명령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왔던 것들"이라며 "소장이 공식적으로 접수되지 않았으며, 소장이 오는 대로 당국의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며 사실 관계를 확인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마나우스 현지에서는 브라질 당국이 글로벌 기업들의 노동환경을 일제히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역 최대 공장인 삼성전자를 표적으로 삼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마나우스 공장은 이 지역 최대 공장으로 600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또한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브라질 현 집권세력이 이번 사건을 처리하면서 노동자들의 입장에 서는 인기영합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우리 기업들은 다른 경쟁 국가들을 따돌리고 탄탄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어 브라질 당국의 집중적인 견제로 벌써 몇 차례 곤욕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는 2011년 협력업체 근로자 숙소 등을 문제로 브라질 검찰에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처럼 회사 노무관리에 불만을 품은 일부 근로자들이 당국에 제소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브라질에 진출한 한 한국기업은 “복잡한 노동법으로 기업들을 추궁하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이곳에서 어려움이 많다”며 “기업의 규모 때문에 삼성이 더 집중 목표물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브라질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현지 노동자 문제에 대해서는 좀더 철저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현재 브라질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LG, 포스코 STX 등이 진출해 있다.
이와 관련, 코트라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앞 다퉈 브라질에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브라질 당국과 협조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지 법도 잘 파악해야 하지만 민감한 노동문제도 유연하게 잘 극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