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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개발은행 설립 ‘합의·미합의’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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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림 기자

승인 : 2013. 03. 27. 08:35

 제5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막한 가운데 이번 회의의 주요 관심 사안인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 문제를 두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남아공 더반에서 정상회의에 앞서 회원국 재무장관들이 모여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 문제를 논의했으나 회의가 끝나고 나서 참석자들이 토의 내용을 언론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합의했다" "합의하지 못했다"고 서로 다르게 밝혔기 때문이다.

프라빈 고단 남아프리카공화국 재무장관은 이날 재무장관들이 개발은행 설립에 합의했으며 이를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고단 장관은 재무장관 회의 직후 AFP 통신 기자에게 "(잘)끝났다"며 "진전이 잘 이뤄졌고 정상들이 자세한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단 장관은 구체적인 내용을 더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타르 타스 통신은 나중에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이 개발은행과 관련한 핵심 이슈에 대해 합의에 이르는 데 실패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은행 자본금 규모나 회원국이 내놓아야 할 기금 규모 등에 대해 합의할 수 없었다고 소개했다.

또한 개발은행 운영 원칙과 관련해 회원국이 동등한 자격을 갖는지 아니면 기금 출연 규모에 따라 다른 자격을 갖는지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개발은행 사무국이 어느 나라에 위치할 것인지도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그 문제를 논의하기엔 너무 성급한 단계라고도 했다.

다만 그는 "더 노력하기로 했다. 만일 가능하다면 국가수반 차원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이런 가운데 루지웨이 중국 재무장관은 개발은행 설립에 합의했다고 밝힌 것으로 신화 통신이 전했다.

루 장관은 "5개국 재무장관들이 개발은행 설립이 실현 가능하며 타당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각국이 은행에 출연할 초기 투자금 규모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못했다며 "우리가 지금 가진 것은 전반적인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종적인 결과는 내년에 이뤄질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개발은행 설립 문제는 각국이 설립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은행의 초기 자본금 규모와 각국의 출연 규모 등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상들이 이날 개막식에 이어 27일 공개·비공개 회의를 하고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상회담 폐막 직후 공개될 회의 결과에서 합의 여부가 최종적으로 판명될 것으로 보인다.

브릭스 개발은행은 각 회원국이 100억달러씩 출연해 500억달러의 기금으로 출발하는 것으로 관측돼왔다.

개발은행은 회원국의 인프라 확충 프로젝트를 지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합>
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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