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지스틱스는 최근 업계 최초로 택배단가 인상을 결정했다. 이 회사가 제시한 인상안은 500원 선. 현재 택배 요금은 평균단가는 2460원 선에 머물러 있는 만큼 인상안이 최종 결정되면, 이 업체의 택배 요금은 약 3000원 가량이 된다.
이처럼 현대로지스틱스가 업계 최초로 가격 인상을 시도하는 이유는 현재 택배사업이 유류비조차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택배기사들과 협력업체들이 운영난과 생활고로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만큼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며 “가격인상을 통해 수익이 개선됨으로써 더 나은 택배서비스가 제공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택배업계의 적신호는 지난 수년간 계속돼왔다.
홈쇼핑과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시장규모는 증가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택배 물량은 2000년 2억5000만 상자에서 지난해 14억6000만 상자로 480% 성장했지만, 택배 평균단가는 같은 기간 3500원에서 2460원으로 오히려 1040원 하락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택배기사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 업체들의 설명이다.
택배기사가 새벽5시부터 밤10시까지 18시간 근무하고 받는 수입은 평균 200만원 내외다. 한 상자를 배달하면 평균 700원을 받는 등 돈벌이가 힘들다 보니 일을 포기하는 기사는 늘어나는데 반해 지원자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반 배송 시 일주일 이상이 걸렸었던 ‘택배 대란’이 일어난 것도 기사들이 처우에 불만을 품고 대규모로 사퇴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이런 다급한 상황에서 택배업계 종사자들의 근로환경 개선과 양질의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최소한의 단가를 적용 하겠다는 게 현대로지스틱스측의 주장인 것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올해 택배 가격 인상이 본격화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택배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과 2위 업체인 CJ GLS가 오는 4월 합병을 하는 것도 택배 가격 인상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두 기업의 통합으로 거대 택배 회사가 탄생하는 만큼 이들이 국내 택배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 회사들은 합병한 후 규모를 앞세워 그동안 고객들의 가장 큰 불만으로 여겨졌던 택배 서비스를 향상시키려 할 것”이라며 “결국 택배 업계 전반에 걸친 가격인상이 올해 중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