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은 오는 17일자 최신호에서 '독재자의 딸'이라는 제목의 표지 사진과 '역사의 자녀'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통해 박 후보의 인생 역정과 그가 한국 정치에서 갖는 의미를 전했다.
이 주간지는 사실상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던 20대 때부터 새누리당을 이끌고 예상치 못했던 승리를 거둔 지난 4월 총선, 그리고 광주광역시 유세 현장에 이르는 그간의 정치 이력을 소개했다.
타임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국 사회에서 아시아의 경제 기적을 이끌었다는 밝은 면과 총으로 최고 권력을 거머쥐었다는 어두운 면을 함께 갖고 있으며, 이런 아버지를 둔 박 후보의 정치적 혈통은 축복이면서 동시에 저주라고 평가했다.
타임은 이어 한국 사회에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이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고의 자살률, 삼성 휴대전화와 재벌중심 경제구조 개선 요구 같은 상반된 면이 공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박 후보 역시 현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고 지지층 또한 넓혀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타임은 밝혔다.
타임은 "만약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한국 최초의 여성대통령 탄생이라는 최소한 한가지 면에서 새로운 시대를 시작한다"며 당선될 경우 '어머니 같은 여성의 지도력'을 발휘하겠다는 박 후보의 말을 인용했다.
박 후보의 지지층, 특히 노년층에서 박 후보를 '효녀'로 여기고 있으며 정치 분석가들이 박 후보에 대해 '강하다'고 말할 때 '여성으로서는'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고 타임은 지적했다.
이 주간지는 박 후보뿐 아니라 경쟁 상대인 민주당의 문재인 대통령 후보 역시 '변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두 후보 모두 각자가 지고 있는 역사의 부담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문 후보의 경우 가족의 부패 연루 파문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자 친구였다는 점을 타임은 상기시켰다.
타임은 박 후보가 한 사람의 딸이 아닌 국가의 딸이 됐을 때에만 박 후보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