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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준원기자 wizard333@ |
아시아투데이 최재욱기자 =맑은 미소가 폭염을 식힐 만큼 청량했다.
영화 '알투비: 리턴투베이스'(이하 알투비, 감독 김동원, 제작 빨간마후라, 주머니필름)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이하나는 해피바이러스를 뿜어냈다.
그 어떤 까탈스러운 사람도 10분 이야기를 나눠보면 입가에 자동적으로 미소가 지어질 만큼 긍정의 에너지가 넘쳐났다. 먼저 지난 2010년 영화 '페어러브' 이후 2년 동안 얼굴을 볼 수 없었던 이유부터 물었다.
"우선 '알투비' 촬영 기간이 길었어요. 영화 촬영이 끝난 후 연기 생활에 대해 정리를 할 시간이 좀 필요했어요. 또한 오랫동안 계획한 가수 데뷔도 준비했는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올 가을에는 앨범이 나오는데 모두 자작곡으로 채울 예정이에요. 요즘 가사를 쓰고 있는데 참 어렵네요. 그보다 지금은 영화가 어떻게 나왔을지 더 신경 쓰여요."
'알투비'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21전투비행단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항공 액션 영화. 정지훈, 유준상, 신세경, 김성수, 오달수, 조성하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하나는 전투기 안에선 냉철한 군인이지만 군복을 벗으면 선배 박대서(김성수)를 짝사랑하는 순정파 전투기 조종사 오유진 역을 맡았다. 기존에 맡았던 역들에 비해 비중이 작지만 남자들에 지지 않는 전투기 조종사라는 직업이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다뤄지지 않은 여성 전투기 조종사라는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영화 촬영 준비를 하면서 실제 여조종사를 만났는데 정말 특별한 아우라가 있었어요. 강인할 줄만 알았는데 맑은 눈빛을 갖고 있었어요. 여자의 몸으로 남자들과 경쟁하려면 독해야 할 것 같은데 온화하시더라고요. 또한 화장실에 갔을 때 여조종사의 파우치를 봤는데 거기 아주 깨알 같은 화장품들이 많이 있었어요. 보이시할 줄 았는데 여성적인 면이 많아 편견을 버리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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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준원기자 wizard333@ |
이하나는 '알투비' 촬영을 앞두고 남자배우들에 뒤지지 않는 체력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전투기 탑승을 위해 가속도 내성 강화 훈련을 받았다. 선배 유준상이 두번이나 기절한 끝에 세번째에야 통과한 중력 테스트를 두번 만에 거뜬히 통과했다.
"제가 원래 학창 시절 가장 잘하는 게 운동이었어요. 가장 상을 많이 받은 분야가 달리기, 멀리뛰기, 줄넘기였어요.(웃음) 체력장에서도 항상 특급을 받았고요. 남자배우들과 똑같이 훈련을 통과해 직접 전투기를 탔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경치를 볼 겨를이 없었어요. 영화에 나오는 360도 회전 등 다양한 경험을 했는데 기절하지 않으려고 너무 긴장했던 기억밖에 안나요."
이하나는 영화 촬영을 마치고 군에 입대한 정지훈과 1982년생 동갑내기 친구. 영화 개봉을 앞두고 두 사람의 티격태격 공방전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하나가 한 연예프로그램에서 "정지훈이 나를 견제하는데 여자로 봐서 그런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하자 정지훈은 영화사에 보낸 친필편지에 "관심없다"고 맞받아쳐 '이하나의 굴욕'이 한동안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이에 이하나는 한 뉴스프로그램에서 "이제 남은 건 진흙탕 싸움밖에 없다"고 장난스러운 선전포고를 날렸다.
"작품 끝나면 고백하는 훈훈한 장면도 많이 봤는데 고백은커녕 관심 없다고 못을 박는 경우는 뭔가요? 내가 남은 인터뷰가 도대체 몇개인데 어쩌려고 그랬을까요? 내가 공격하면 자기는 군에 있어서 반박할 기회도 없잖아요.(웃음) 지훈씨와 서로 헤드록하고 목 치며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장난치는 사이였어요. 서로 토닥거리는 형제 같은 사이였죠. 여배우로 보지 않고 격의 없이 대해준 게 제가 역할에 몰입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이하나는 가을 가수 데뷔 이외에는 연기자로서 계획을 현재 잡지 않고 있다. 항간에 도는 '이하나가 연기 생활을 그만두고 가수로 전업할 것이다'는 소문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극도로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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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준원기자 wizard333@ |
"열심히 해야죠. 출연 제의를 받고 시나리오를 읽을 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제 색깔을 잃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에요. (저와 다른 색깔의 작품도) 저 하기 나름인데 부단히 노력해야 할 거 같아요. 우선 영화 흥행이 잘되고 가을에 앨범을 잘 내고 콘서트를 무사히 치르는 것만 생각하고 싶어요."